8월 17일 고용허가제가 시행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고용허가제 시행 1년에 파탄을 선언했다.

이주노조는 18일 '고용허가제 시행 1년에 파탄을 선언한다'는 성명을 통해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요구를 조금도 반영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본가의 고용만을 허가하는 제도"라며 "우리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했던 산업연수생제도의 본질을 그대로 가져와 통제와 착취를 연수생의 이름 대신 노동자의 이름으로 이어가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지난 1년동안 갖은 불법 폭력까지 동원해 추방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허가제 시행 1년의 오늘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19만6천명으로 전체 35만6천명의 56%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용허가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42.4%가 법정근로 시간을 훨씬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21.9%가 월 64만원 수준의 저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76.3%가 상여금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등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노예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노조는 "고용허가제의 본질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업장이동자유의 제한과 1년마다의 재계약은 정부가 어떤 거짓말로 포장하더라도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이라며 "제한적 조항이 고용주에 의해 오히려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부는 2007년 산업연수생제 폐지를 발표하고도 8월 1일 산업연수생을 7천명이나 더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고한 것.

이러한 정부 정책에 대해 이들은 "정부가 산업연수생제를 폐지시키기 위한 의지가 없는 것"이며 "산업연수생제도와 고용허가제를 통합시키는 것으로 산업연수생제도를 존속시키려는 의도임에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또한 "이것은 결국 고용허가제 속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과 부당한 차별금지라는 고용허가제의 취지는 분명 거짓선전이고 35만 이주노동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강제단속과 같은 미봉책 중단과 산업연수생제도, 고용허가제 즉각 철폐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및 우선적 노동허가 보장 △노동3권 완전 보장되는 노동허가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주노조는 17일 고용허가제 시행 1년을 맞아 국회앞에서 '고용허가제 파탄선언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갖고, 극단적인 단속추방과 현장에서의 노동착취를 폭로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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