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5명 중 1명은 학교폭력피해를 당했으며 이중 10%는 자살충동, 등교거부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돼 학교폭력 근절 및 지원체계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지난 3일 '2011년 학교폭력 7대 재앙 및 대책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해 12월 전국 14개 시·도 62개 학교 3560명의 학생에게 온라인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재학 중(초등학교부터 현재까지)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22.6%, 가해경험을 20.9%로 응답했으며, 10.2%는 피해와 가해를 모두 경험한 것으로 응답했다.

학교폭력피해 학생 중 고통스럽다고 한 학생은 60.8%, 등교거부 충동을 느껴본 학생이 11.2%, 자살을 생각해 본 학생이 11.2%로 피해자들의 고통의 수준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중 기타의견을 제외한 991명 중 53.5%는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매우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다.

폭력영화, 인터넷, 게임, 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가 학교폭력에 끼치는 영향은 응답자중 53.7%의 학생들이 ‘영향을 준다’고 답해, 미디어가 학교폭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대한 실제적인 대책이 시급함을 볼 수 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물어본 결과, 과반수 이상인 62%가 ‘모른 척 한다’고 대답했고 이것은 전년도 결과 56.8%와 비교할 때 학교폭력 목격시 방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27%가 같이 피해를 당할 것 같아서 목격을 하고도 신고를 하거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신고체계와 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 학교 내 안전 시스템의 부재를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빵셔틀(친구에게 심부름시키는 것)을 비롯해 졸업빵, 사이버폭력등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 여전히 학생들은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이버 폭력(악성댓글 등)이 널리 이슈화돼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이미 일상화돼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에 만연화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대답한, 학교폭력 전문상담기관의 필요성 여부를 살펴보면, ‘필요하다+매우필요하다’가 61.6%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철원 청예단 이사장은 "학교폭력은 따돌림과 괴롭힘, 집단폭행 둥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며 "그러나 범국가적인 학교폭력 근절 및 지원시스템은 미비한 실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SOS지원단 이외에는 학교폭력상담지원을 전문적, 실제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은 턱없이 부족해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의 16개 시도별 확대와 지원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가정의달, 청소년의 달 5월을 맞아 학교폭력으로 더 이상 귀한 생명을 잃는 청소년과 이로 인해 절망으로 무너지는 가정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예단은 이날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긴급보호조치 및 지원체계 강화 ▲학교폭력 신고 및 목격자 보호체계 구축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 설치․확대 ▲가해학생에 대한 강도 있는 처벌조치, 특별교육 실시 ▲각 지자체별 학교폭력 근절 대책 및 예산편성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매체와 게임에 대한 정부차원의 규체 대책과 보호체계 마련 ▲경쟁위주의 교육방식이 아닌 인성 및 공동체 의식 교육 실시 등 요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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