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의 남녀검사 비교발언에 대해 여성계가 성별고정관념 확대하는 워킹맘 폄하발언이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24일 열린 법학전문대학원 초청강연에서 "남자검사는 집안일을 포기하고 일하는데, 여자검사는 애가 아프면 일 포기하고 간다”면서 "전체 검사의 30%, 신규 임용 검사의 50% 정도가 여성인데, 남자 검사는 출세나 사회적 인정을 첫째로 생각하는데 여자 검사는 행복을 추구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5일 성명을 통해 "김준규 총장은 남성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라고 전제했지만, 이는 남성의 시각에서도, 부모의 시각에서도, 사법기관의 총수로서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들이 일을 위해서 가족관계 등 사적생활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일하는 여성들의 가족 돌봄노동을 마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는 아이 돌봄에 대한 책임을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며 "만약 반대로 아픈아이를 방치하고 일을 했다면 가족마저 포기하는 매정한 여성으로 매도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성단체연합은 "대한민국 남성들은 일을 위해서 가족관계나 여가를 포기하고 돈 벌어오는 기계가 되고 있다"며 "여성들은 일도 잘 하면서 아이도 경쟁력 있게 키우라는 알파맘 신드롬에 시달리는 ‘불행한 국민들'"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남성과 여성이 공히 함께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앞장서야 할 고위 공직자가 여전히 여성을 폄하하고 성별고정관념을 확대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김 총장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일하는 부모 모두에 일과 가족생활 양립할 수 있는 정부정책과 직장문화 확립할 것 ▲가족돌봄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책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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