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돌봄서비스 분야는 가사, 보육, 간병 영역으로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일부 제도화된 영역을 제외하고는 약 30만 명에 달하는 돌봄노동자는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돌봄노동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제11조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라는 규정 때문에 근로기준법뿐만 아니라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도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돌봄서비스 일자리는 ‘여자가 무급으로 해왔다는’ 이유로, 혹은 ‘가정 내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임금 또한 낮고, 제반 노동조건 역시 매우 열악하기 그지없다.

반면 요양보호사, 사회서비스 일자리, 바우처 사업과 같은 정부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참여하는 돌봄노동자는 근로계약 체결과 더불어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 등의 보장을 받고 있다.

동일한 돌봄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어떤 사업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고용관계 및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노동자간의 형평성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제100차 ILO총회에서는 이러한 돌봄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주요하게 다루게 된다.

협약 1조에서는 ‘하나 혹은 여러 가구 내에서, 또는 하나 혹은 여러 가구를 위해 고용관계를 갖고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을 가사노동자’라 규정하여 가사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결사의 자유, 근로계약서 작성, 다른 노동자들과 똑같은 근로조건 적용, 최저임금 적용, 사회보장 보호 등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을 협약의 내용으로 담고 있다. 

따라서 가사노동자들도 노동자로서 산업재해와 고용불안 속에서 더 이상 소외되지 않고 안정된 고용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6월 1일부터 개최되는 ILO총회에서 다뤄질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에 한국 정부가 반드시 ‘찬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인구 고령화 등으로 현재 한국의 돌봄노동자들은 최소 30여만 명에서 많게는 60만 명까지 추계되고 있다.

한국정부는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여성이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돌봄노동자들을 무분별한 비공식시장에 내맡기지 말고 공적인 영역으로 양성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부여하여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OECD 가입국으로서 세계 무역교역량 10위, GDP 15위, G20 정상회의 개최국 등 세계적인 지위에 걸맞게 가사노동자 ILO 협약 체결에 당연히 찬성해야할 뿐만 아니라 추후 협약비준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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