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예인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매니지먼트 국가자격제 등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수연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1주년을 기념해 국가인권위에서 열린 '여성연예인 인권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여성연예인 성접대 관행은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경향이 연예계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성접대 등 인권침해 해결 위해 연예매니지먼트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연 선임연구원은 "현행 연예매니지먼트사는 사업자등록만으로 설립이 가능해 영세기업들이 난립하고 있다"며 "이들은 독자적인 운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연예인들에 대해 무리한 계약이나 스폰서관계를 강요하는 등 성적, 경제적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니지먼트사를 정비하고 일정 수준에 이르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매니지먼트사 라이센스제, 최소 출자금 규정, 계약시 표준계약서 사용이나 변호사 지원규정 등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연예관리사' 자격제 도입, 2억원 이상 자본금 확보 등 골자로 한 '연예매니지먼스사업법안' 등이 발의돼 있다.

이 연구원은 "연예인이란 가장 각광받는 직종이지만 출연 기회 등을 따내기도 어렵고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여성연예인의 경우 성을 상품화하는 가부장적 문화, 기획사의 위력, 권력오용 등에 따라 강요된 성거래를 통한 성공신화가 가지는 힘은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여성연예인들은 인권침해 문제해결을 위해 방송연예관계자의 의식변화, 공정한 캐스팅 관행의 정착 등을 꼽았다"며 "PD를 비롯한 제작사 또한 자정노력을 해야 하며 대중과 언론도 팬문화나 보도문화의 문제점을 자각해야 한다. 여성연예인 스스로도 개선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성접대 강요 등 여성연예인들의 인권침해 문제는 이들의 신분 특성상 밖으로 드러나기 어렵다"며 "운동본부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대처법 등을 담은 '여성연예인인권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방송 또는 영화 출연을 미끼로 술자리로 불러내 강제로 술을 따르게 하거나 성접대를 하도록 하고 이를 거부했을 경우 이를 빌미로 캐스팅에서 제외시키는 등 성접대 강요 및 노동권 침해 등 인권침해 발생 시 기록 및 증인 확보, 연예인노조 등 도움요청 등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여성정책연구원이 국가인권위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성연예인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연예인 중 60.2%가 '술시중을 포함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절반이 성접대를 거부한 후 캐스팅이나 광고출연 등 연예활동에 있어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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