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최초로 경기도 성남시에서 시행된 학교사회복지사업이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1년 만에 중단되자 경기도 몇몇 지자체도 이 사업을 보류하고 있는 등 전국으호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성남시는 2009년 6월 시의원 15명의 발의로 ‘성남시 학교사회복지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사업은 학교 부적응 현상이 발생하는 단계에 사회복지사가 위기 학생의 학교 적응과 생활을 돕는 한편 가정-학교-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부적응 문제나 생활문제에 저극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복지 전문분야다.

성남시는 이 조례에 근거해 예산을 확보, 2010년 5월부터 10개 초등학교와 11개 중학교 등 21개 학교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을 시작했다.

학교사회복지사업은 학교와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구훈 학교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은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와 학부모들이 사업 시행 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며 “심지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장은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학교장에게 성과를 자랑까지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은 성남시의회의 여야 의원들 간의 시각차로 올 5월을 끝으로 현재 종료 상태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올해 사업예산 7억7000만원을 전액 삭감한 가운데 예결위에 상정했다. 이후 추경예산 재배정 요구가 있자 올 3월에 1차 추경예산에 3~5월까지 3개월간의 2억여원의 예산만을 배부했다.

나머지 예산에 대해서는 5월 임시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으나 시의회의 공전으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6월 이후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지난 5월 31일 21명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사업이 중단되자 학교사회복지사협회 측은 성남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예산처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일련의 사태가 경기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알려지자 학교사회복지사업을 시작하려는 몇몇 지자체에서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미영 학교사회복지사협회 사무국장은 “전국 최초로 시행된 성남시에서 학교사회복지사업이 파행으로 치닫자 조례 제정을 심의하던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서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라 국장은 “만약 성남시의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예산이 7월 시의회의 정례회에서도 심의되지 못하고 중단사태가 벌어진다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도 있다”며 “결국 정치권의 싸움에 아이들만 희생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학교복지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지자체는 수원시와 용인시이며, 경상남도에서는 올해 조례가 통과됐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성남시의회의 한나라당 측은 “청소년 상담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예산을 확충해 학교별로 사회복지사와 청소년상담가 등 2~3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면 될 것”이라며 예산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성남시의 학교사회복지사업이 정치권의 갈등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6일 교수와 학교사회복지사협회 관계자 및 학교사회복지사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은 “이번 사태는 사회복지사 뿐만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제다”라며 “정치권의 갈등으로 아이들의 미래가 위협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또 “전국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온 성남시의회와 성남시가 조속히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저극 노력해 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7일 협회 16개 시도 및 산하단체 공동으로 추경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6월 중에 국회 고흥길 의원과 성남 학교사회복지사 21명과의 간담회 개최 등을 잇따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민주당 최만식 의원의 조례에 한나라당 박영일 의원의 일부개정조례(안) 발의도 독려해 성남시의회의 여야간의 갈등 봉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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