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실시된 ‘장애인주거실태조사’에도 불구, 정부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에 특화된 주거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 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장애인 맞춤형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행 주거정책은 주거취약계층 및 수급자를 아우르는 정책으로 장애인특성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주거지원법 제정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 사무총장은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9년 전국 3만8000여 장애인가구를 대상으로 장애인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며 "그러나 국토부는 주거실태조사 관련 구체적 대안을 지금껏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의 경제상황은 전국 월평균 가구소득 절반 수준(장애인 182만원, 전체 337만원)과 높은 실업률(장애인 8.3%, 전체 3.3%), 주거비 비율 19.3% 등을 보이고 있음에도 정부의 주거대책은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기존의 공급위주의 주택정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장애인주거복지 실현 위해 장애인주거지원제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주거지원법안(신영수, 곽정숙 의원)이 발의돼 있지만 보건복지부와 국토부에 걸친 정책이 포함되는 법이고 추가적 예산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결국 국회에서 심의되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관계부처 및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주거지원법안은 장애인용 임대주택 의무건설, 장애인주거지원실태조사 실시, 주택의 장애인용 개조 시 국민주택기금 융자지원, 장애인최저주거기준 및 최소안전기준 설정, 주택개조 등 수행 위한 장애인주거지원센터 설치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은종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팀장은 “모든 주거빈곤층의 안정적 주거확보를 위해 현재 부족한 공공임대 물량의 총량 확대 우선돼야 한다”며 “장애인 쿼터제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입주 전 장애유형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주택을 건설, 공급해야 주택개조비용 등 절감된다”며 “장애인주택 기준을 설정하고 해당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주택비용의 일부를 지원, 장애인에게만 공급하는 방안도 장애인주택수요 해결하는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설 및 부양가족으로부터 자립 위해 자립생활 중간단계로 이용할 수 있는 주거공간 마련도 시급하다”며 “장애인에 필요한 상담, 교육, 고용 등 각종 서비스와 주거공간이 결합된 일명 ‘지원주거’ 도입도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종군 팀장은 ▲주택공급 프로그램 절차 간소화 ▲저금리지원, 상환기간 연장 등 장애인주거비 지원 위한 주택금융정책 개발 ▲주거정책에 유니버셜디자인 개념 도입 및 주택개조사업 확대 ▲주택개조, 주거알선 등 서비스 및 정보제공 위한 창구 설치 등 주장했다.

한편 현행 국토부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는 공공임대 공급물량의 10% 이내, 국민임대의 20% 이내에서 장애인가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북한이탈주민, 한부모 가정 등에 우선공급할 수 있도록 임의규정을 두고 있으며, 주거안정에 필요한 임차료, 유지수선비 등 주거급여는 기초수급자, 장애인주택개조사업은 농어촌 지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7년 장애인주거연대와 인권포럼 주최로 열린 ‘장애인주거복지 토론회’에 따르면 장애인 주거불안요소는 편의시설 부족, 주거관련비용 상승, 단기계약 기간, 재난대피 시설의 미비, 사생활 보장의 미비 등 순이었으며 주거정책 욕구로는 정책의 홍보강화, 장애유형별 당사자 의견 반영, 집주인 마찰 최소화, 전체 주택개조지원, 대상자 확대 등이 꼽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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