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및 2009년 3월 이전부터 운행해 온 시내버스에 도착정류장을 문자로 안내하는 전자문자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청각장애인 이동권 침해 및 차별이라며 관련규정 개정 등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관련규정상 마을버스와 2009년 3월 이전부터 운행된 시내버스를 전자문자안내판 의무적 설치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청각장애인 차별을 유발하는 불합리한 규정이므로 ▲관련법 개정 ▲개정된 규정에 따라 마을버스 등이 전자문자안내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책 강구 등 국토해양부에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지난해 6월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마을버스와 많은 시내버스 내부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문자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을버스 운송업체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령상 마을버스는 전자문자안내판 설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시내버스업체는 국토부가 ‘전자문자안내판 설치 세부기준’을 통해 2009년 3월 이후 노선에 투입된 버스에만 전자문자안내판을 설치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그 이전부터 운행을 해 오던 버스에는 설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시내버스의 경우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해 2009년 3월 이후 투입된 버스에만 전자문자안내판을 설치토록 지시했고 마을버스는 2008년 8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개정으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대중교통수단의 범주에서 제외됨에 따라 전자문자안내판 의무적 설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마을버스의 경우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임에도 불구, 관련규정에서 전자문자안내판 의무적 설치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청각장애인을 차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2009년 3월 이후 투입된 시내버스에는 이미 전자문자안내판이 설치돼 있으며 서울시에서 문자안내판 설치비용을 감가상각비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09년 3월 이전부터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에 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 역시 청각장애인들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로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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