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노숙인지원시설 대표가 노숙인 명의로 개인 재산을 불리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부산시와 관할 구청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참 이상하다, 부산시와 관할 구청의 복지 담당 관료들이 ‘노숙인쉼터 비리’를 비롯, 지금까지 의혹은 이미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만큼 많이 제기되었다. 정확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혹이 제기되는 그때마다 그냥 넘어갔다. 2010년 실직노숙인자활추진위원회 활동가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부산시 복지 담담 관료를 항의 방문하였다.

홈리스 정책과 노숙인 지원단체들의 비리를 문제제기하는 자리였다. 부산시 복지 담당 5급 관료는 자기 자리를 걸고 자신있게 말한다고까지 했다. “노숙인 관련 사업의 비리는 없다” , “노숙인 인권복지 분야에 어려움은 있으나 전혀 비리는 없다”.

당시 담당 관료에게 다시한번 요구한다, 부산노숙인지원센터 비리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자리를 걸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약속대로라면 복지부동의 철밥통이라는 그 고난의 공무원의 자리를 그만두는 게 옳다.

이상한 건 또 있다. 어떻게 비리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부산시와 관할 구청이 조사에 나서는가? 비리를 온존시킨 장본인들이 비리를 조사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 이전에 했던 것처럼 서둘러 부정과 비리를 규정에 맞지 않는 현실의 문제 정도로 봉합해서 비리의혹의 확산을 막으려는 것인가? 결코 그래서는 안된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부산시의 자체조사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오히려 담당관료들이 비리의 원인 제공자, 또는  비리의 몸통일 수도 있다는, 뼈아픈 반성의 자세로 일점 의혹없는 검찰의 수사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쉼터를 비롯한 노숙인 관련 단체의 구조적 비리를 없애라는 요구에 폭력이 수반되는 것도 아닌데, 관료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아닐 텐데, ‘노숙인 관련단체 비리 척결’의 얘기는 최소한 이 바닥에선 금기이거나 아니면 사어(死語)이다.

어쩌면 구조적 비리의 몸통이 부산시 당국이라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소신, 무관심, 무가치의 철학으로 뭉친 개인이나 집단이 자기의 안정적만 자리만 집착하면서 권위에 복종하면 비극이 펼쳐지게 된다. 최저임금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노동자 기초생활의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홈리스의 인권 복지 얘기는 평범한 시민의 생존권의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우리 모든 시민은 목숨걸고 이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

①노숙인 명의로 매입임대주택 얻어 개인생활 공간으로 활용하기, ②노숙인 환자 특정 병원에 몰아주고 리베이트 챙기기, ③유령직원 만들고 인건비 착복하기, ④정부지원금 빼돌려 착복하기, ⑤노숙인 통장 직접 관리하며 기초생활수급금과 장애수당 등 1800여만원 인출

이상은 부산 노숙인지원센터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이다. 인권 복지 비리 백화점에 온 느낌이겠지만 다양한 비리 사례들에 비하면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노숙인 지원센터장 1인이 사퇴하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인권복지비리의 암덩어리를 근원적으로 수술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비리는 재발하고 인권과 복지는 죽게된다.

결국 우리의 삶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부산시 노숙인 복지 담당 관료뿐만 아니라 2006년 부산노숙인지원센터 사업권을 획득했던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도 병원 리베이트와 의료기금특별회계와 관련된 의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구조적 비리의 몸통을 끝까지 추적하고 조사하여 환부를 도려내는 것을 의혹사건의 피날레로 로드맵을 짜면 안된다. 왜냐면 적당히 환부가 봉합되면 다시 좀비처럼 부패와 비리의 연대는 자기 살 궁리를 할 것이고 부활할 것이다.

검찰은 노숙인 인권복지비리의 구조적 매카니즘을 밝히고 법치의 엄정함으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행정당국과 시민사회단체와 인권 복지 관련 전문 지식인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판을 짜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제와 실패가 전혀없는 지상천국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최소한 이런 시대착오적인 부패문제 정도는 극복한 복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우리 의지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실직노숙자 자활추진위원회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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