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 상의 서비스 전달체계가 현행 가족지원 서비스 전달체계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통합적 가족지원 서비스 전달체계의 필요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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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등 5개 관련협회 공동주최로 가족복지서비스 전달체계 문제점 성토 및 대안 모색의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 최경훈 기자> |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등 5개의 관련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가족지원 서비스 전달체계인 건강가정지원센터가 백화점식 프로그램 나열과 타 복지관과의 프로그램 유사 등 설립초기 목적에서 어긋나고 있어 센터의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통합적 가족지원서비스 전달체계의 모색'으로 발제를 한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교 김신열 교수는 현행 가족지원서비스 전달체계 전반의 문제에 대해 "현재 한국의 가족문제는 빈곤계층 등의 특정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현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즉, 양육지원 체계의 미비로 인한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와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가족부양 문제, 이혼 및 가족갈등의 문제도 전 계층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 행정전달체계가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의 이원적 구조로 이루어짐으로 인해 부서간 및 기관간 업무연계가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범주화된 서비스간의 단절성과 중복성 문제, 서비스간의 역할 분담과 조정 및 상호연계의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문제점으로 서비스전달체계상의 중복 문제와 기능상의 중복 문제를 거론했다.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및 234개 기초단체에 지원센터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를 신규 설립할 경우 약 7천500억원 규모의 재정이 필요하며, 이는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의 약 8.1%에 해당하는 것으로 엄청난 재정적 부담이 된다.
신규설치를 하지 않고 상당수의 기존 단체나 기관들이 직영 또는 위탁으로 건강가정센터를 운영한다해도 기존의 가족복지서비스 제공기관의 서비스 중복 및 재정의 낭비라는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국가 재정의 낭비 및 서비스 전달체계상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가족지원서비스 전달체계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통합적 가족지원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대안으로 △클라이언트 중심 원칙에 입각해 one-stop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달체계 구축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자들의 연계망 구축 △효과적 사례관리를 위한 기관간 공통의 서류기록 양식 개발 보급 △지역사회의 자원에 대한 통합적 정보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 지역사회 민간기관들의 서비스가 백화점식 나열을 지양하고 각 기관마다 특화된 분야를 개발하도록 함으로써 중복성을 피하며, 전문성을 담보할 것을 당부했다.
이화여대 정순둘 교수(사회복지학)는 건강가정기본법과 가족지원법의 가족지원서비스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이어 현재 공식적 조직에 의해 가족지원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사회복지관, 건강가정지원센터, 여성발전센터, 여성회관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분석·발표했다.
그는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욕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따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기 위해 네트워크 구축이나 가족 중심의 사례관리서비스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한 "가족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가치나 철학 면에서 가족의 권리를 존중하고 가족이 가지고 있는 관점이 기반돼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들을 담아낼 수 있는 전문적 가족지원서비스가 개발되고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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