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이 국제노동기구(ILO)를 통과한 가운데 정부가 이 협약을 하루속히 비준해 가사노동자의 실질적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ILO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00회 총회를 열고 국제노동사회 마지막 중대 이슈로 떠오른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의 국제협약 채택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이 협약은 찬성 396표, 반대 16표, 기권 63표 등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협약 189호로 채택됐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13일 이 협약 통과에 대해 찬성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국여성연대 등으로 구성된 ‘돌봄노동자법적보호를위한연대’는 “국제사회가 가사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에 전격 동의해 협약을 통과시킨 것, 특히 한국정부가 30만 가사노동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약에 찬성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연대는 “그러나 한국 정부는 ‘원칙적 찬성’ 외에 국내 비준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가사노동자들의 실질적 권리보장보다는 국제사회의 의제에 동의한다는 ‘생색내기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대는 “한국은 가사서비스를 ‘전통적으로 여성이 해오던,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이라는 편견으로 오랫동안 법적 보호의 테두리에서 배제시켜 왔다”며 “한 나라의 국격은 OECD 가입, G20 회의 개최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것, 사회에서 취약한 위치의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는 말로만 협약 찬성하지 말고 실제적인 가사노동자 권리 보장 위해 조속히 협약 비준절차 밟아야 할 것”이라며 “협약 비준을 위해 실태조사 등 통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국내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당사자 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논의 테이블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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