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촉구를 위해 제주에서 서울까지 진행됐던 국토대장정이 지난 28일 서울 보건복지부 앞에서 해단식을 갖고 2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해단식에서 김대성 한국DPI 사무총장은 “이번 국토대장정은 장애인들을 한 곳에 몰아놓고 편리한 행정만 일삼으려는 공무원들에게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생활 보장 위해 시설정책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설 내 인권유린, 생활인 기초수급비 착복 등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임시방편으로 내세운 시설 소규모화는 근본적 대안 될 수 없다”며 “아무리 중증장애인이라도 지역사회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왜 보장 안 하나”고 따져 물었다.

김 사무총장은 “인건비, 운영비 등 시설에 들어가는 돈만 6000억이다. 이 돈을 시설장애인 2만5000명에 나눠준다면 2500만원씩 자립생활에 쓸 수 있다”며 “정부의 장애인정책이 시설지원 정책에서 자립생활보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토대장정 전국종단팀 김정호 대원은 “23년을 시설에서 살았다. 시설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는 곳에 불과하다”며 “마치 나비효과처럼 탈시설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더위와 장마비, 장애인 편의시설 미설치 숙소 등을 견디며 완주했다”고 밝혔다.

채종걸 한국DPI 회장은 “이번 국토대장정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탈시설-자립생활을 위한 당사자운동의 시발점과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으며 안진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상임대표는 “당사자 중심이 아닌 시설에 편중된 불합리한 장애인정책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대장정 선언문을 통해 “시설은 장애인을 지역사회와 격리하고 인간의 고유성을 말살하는 곳”이라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주거지원, 소득보장 등 근본적이며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대성 사무총장을 본대장으로 한 10여명의 국토대장정 팀원들은 지난 8일 제주를 출발, 총 719km를 휠체어로 이동하며 제주, 부산, 창원, 대구, 대전, 수원 등 6개시도에서 결의대회를 통해 장애인 탈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필요성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진행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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