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보험의 수가를 물가상승률과 시설 규모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홍백의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찬우 카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4일 국회 대강당에서 열린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질과 수사 적정한가’라는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수가 적정성 연구’ 조사결과를 통해 장기요양보험제도 수가 인상률이 건강보험제도의 수가 인상률이나 사회 전체적인 임금상승률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아 요양시설의 재정적 어려움이 지속될 불안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설 운영의 어려움은 물론 요양서비스의 질 하락과 임금수준의 하향으로 인한 직원의 잦은 이직 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과 연동 ▲적정인건비 수준 ▲공실률 고려한 재정 지원 ▲규모별 차등 수가 ▲시설차등화(유형세분화)로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수가의 물가상승률 연동에 대해서는 매년 수가 수준을 실질적 구매력 확보를 위해 물가상승률에 맞추어 연동시키는 방안과 매년도 수가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실질임금상승률의 60% 정도를 더해 인상하는 방안, 수가 인상률을 물가상승률로만 연동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적정 인건비 수준 보장에 대해서는 수가 상승과 더불어 적정 인건비 수준의 지급 이행 여부를 시설의 평가항목에 포함해 종사자의 적정 인건비 수준 유지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실률 고려한 재정 지원은 현행 공실률의 절반은 시설 측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정부 측에서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규모별 차등 수가 적용은 현행 제도에서 시설에 대한 지원액은 등급별 요양대상자 수에 수가를 곱해 산출하는 것을 대상자 수에 반비례해 가중치를 주어 수가를 산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요청했다.
시설차등화(유형세분화)에 대해서는 현재의 수가체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치매전문요양시설과 의료형 요양시설 등의 차별화된 시설이 필요하며 별도의 수가수준이 정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창우 교수는 “노인장기요양시설의 대상자 수준에 따라 시설의 케어 수준을 구분해 서비스 대상에 대한 효율적 케어 제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들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도 노인요양시설(구법)과 노인전문요양시설(구법) 시설급여의 수가 인상률은 평균 1.56%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평균 3.16%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9월 현재 물가상승률은 3.6%이며, 실질임금상승률은 6.2%, 최저임금상승률은 5.1%에 달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홍백의 교수는 “이에 따라 종사자의 임금인상을 타 업종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 줄 수 없고, 구조적으로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정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인건비를 삭감 혹은 동결하거나 필요인원을 고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정 적자를 보존하는 유인구조를 창출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기업체노동비용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근로자 노동비용과 비교시 장기요양관련 전체 노동자 중에서 평균 노동자의 노동비용 수준에 있는 직종이 전무했다. 오직 80인 이상 대규모 시설장의 경우에만 평균 근로자의 노동비용 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사회복지사의 경우 전체 노동자 평균 노동비용의 54.7% 수준으로 간신히 노동자 평균 노동비용의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와 간호조무사 및 조리원 등의 1인당 평균 노동비용은 전체 노동자 평균 노동비용의 약 45% 수준으로 국제노동기구의 최저 기준에 부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장기요양시설의 경우 대규모 시설에 비해 소규모 시설 종사자의 임금수준이 매우 열악했다.
50인 이하 소규모 시설의 경우 시설장에게 지급되는 노동비용이 전체 노동자 평균 노동비용의 87.4% 수준이었으며, 사무국장이 60.8%, 그리고 물리치료사가 53.9%로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을 간신히 상회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영양사, 조리원, 그리고 심지어 간호사의 노동비용조차도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80인 이상 대규모 시설의 경우에는 요양보호사와 조리원을 제외한 모든 직종의 노동비용이 비록 커지는 않지만, 국제노동기구의 최저 기준은 상회했다.
일본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사에 해당하는 상근직 개호복지사의 2008년도 평균 임금은 34만464엔으로 이는 우리나라 화폐가치로 약 4976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우리나라 사회복지사 임금의 약 3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요양보호사에 해당하는 상근직 개호직원의 2008년도 임금 수준은 29만289엔으로 이는 원화가치로 424만2685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임금의 3배 정도 높았다.
요양보호사 전체의 44.72%가 2교대제로 운영되는 등 근무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이하의 소규모 시설의 경우 58.54%가 2교대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격일제 근무도 소
규모 시설의 경우에 그 비중이 훨씬 높았다.
80인 이상 대규모 시설의 경우에도 2교대제가 약 절반가량 됐으며, 3교대제가 35.48% 정도 되는 것으로 드러나 근무형태 측면에서 요양보호사의 근무환경은 소규모 시설에서 다소 더 열악했다.
이는 요양보호사의 부족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란 지적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월보에 따르면 2009년 10월 현재 기준종사자는 2만5979명, 현재 2만3797근무로 2182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2009년 10월 요양시설 현원은 6만4948명으로 현재 요양보호사 1인당 2.73명의 입소자를 케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요양보호사 1인당 평균 2.90명으로 아직까지 입소자 2.5인당 1인의 요양보호사가 고용돼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수가에 공실률이 고려되지 못한 결과다.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수가는 모든 시설의 정원을 기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설 공급을 민간부분에서 담당하게 됨에 따라 요양보호 대상자에 비해 과도하게 시설이 공급, 요양보호대상자 수를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예산을 고려해 정책적 목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고 상당 정도의 공실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시설에서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최인덕 외의 연구에 따르면 2009년 10월 현재 2455개 요양시설의 정원 8만4754명인데 반해 수용된 대상자 현원은 6만4948명으로 평균 공실률이 약 23.4% 정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 조사결과에서도 조사대상 기관의 평균 공실률이 12.97%였다.
50인 이하 소규모 시설의 경우 9.31%, 중규모 시설의 경우, 13.05%, 80 초과 대규모 시설의 경우에는 15.28%였다.
2010년 6월 현재 장기요양보험 신청자는 69만600여 명, 인정자는 31만2000여 명, 이용자는 25만3000여 명으로 제도가 처음 시작된 2008년 7월에 비해 신청자는 약 2.55배, 인정자는 2.13배, 이용자는 3.31배 증가했다.
2010년 6월 현재 전체 인정자의 약 81%인 25만3384명이 급여를 이용 중이다.
기초수급권자의 경우 이용률이 85.8%에 달해 전체 평균 81.1%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정자 중 장기요양급여를 이용하는 비율은 2008년 52.2%에서 2010년 81.2%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2등급의 이용률이 83.2%로 가장 높았고, 1, 2 등급의 시설 및 재가서비스 이용률 분포는 비슷한 반면 3등급은 재가서비스 이용률이 67.4%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급여액은 2010년에는 2조8372억 원의 장기요양보험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GDP 대비 장기요양비용의 지출비중도 2008년 0.07%, 2009년 0.19%에서 2010년 0.2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도 2008년 4.05%에서 2010년 6.55%로 늘었다.
시설급여와 재가급여로 나누어서 보면 재가급여의 증가속도가 시설급여의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 6월 기준 1만2657개소의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한 24만6623명의 이용자에 대해 33민4078건, 2436억 원을 지급함으로써 1개 기관 당 평균 26건의 급여비로 1924만원 정도가 지출됐다.
이번 토론회는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후원했으며, 노인복지시설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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