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교통비 산정.수가 가감산 ‘현실 무시’

“건보공단은 군림이 아닌 시설과 공존 대상”

요양보호사 보수교육 등 질적 수준 향상 필요

지난 7월 1일자로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3주년을 맞았다. 아직은 시행 초기로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도 시행 초기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조금은 줄어들었지만 아직은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에서는 현장의 목소리와 실상을 무시한 법안을 밀어붙이는 식으로 진행해 탁상공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제도 시행 3주년을 맞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참여자 : 신재숙 포천노인복지센터 소장 / 남미경 미래요양원 원장 / 김희수 행복노인복지센터 소장 / 한춘일 산북노인주간보호센터 원장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3년이 지났다. 시행 초기와 비교해 종합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신재숙 소장

남미경 원장

요양원에 대한 인식 개선은 좋아졌다. 이는 주변에 많아 접근성이 쉽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공단이 상위기관으로 군림하려는 태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상생과 공존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한춘일 원장

요양보호사들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 요양보호사들은 단순노동에서 그치고 싶어한다. 프로그램 개발도 힘들어한다. 기관에서는 사례관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요양보호사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

신재숙 소장

노인복지시설에 대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히 입소해 복지 혜택을 누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하지만 서비스의 수준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요양보호사들은 사례관리를 통해 질적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의 낮은 급여 등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요양보호사들의 질적 개선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본다.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시행 초기보다는 제도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대상자 및 보호자, 요양보호사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본다.

남미경 원장

김희수 소장

요양보호사들의 질적 수준 개선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은 요양시설에 들어오는 것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단이 시설과의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단은 단지 시설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가족요양보호사 급여가 8월 1일부터 축소 시행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신재숙 소장

가족케어 축소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들의 지친 몸을 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요양보호사로부터 서비스 받도록 하는 게 가족들에게도 좋다고 본다.

아울러 가족케어 축소로 보전되는 비용은 다른 분에게 그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한다.

김희수 소장

김희수 소장

찬성이다. 현장에서 요양보호사 숫자는 많은데 수급이 적다. 가족케어 급여가 축소되면 그만큼 요양보호사의 고용이 늘고 많은 어르신들이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남미경 원장

서비스 제공자가 동거인지 또는 비동거인지도 생각해봐야한다. 동거자는 당연히 모셔야 한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부모를 돈벌이로 생각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부모를 케어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생계문제 때문이라면 가족이 부양해야 되겠지만 단순히 돈벌이로 악용하는 사례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월 1일부터 개정 시행 중인 ‘원거리 교통비 지원’, 방문목욕 수가기준 ‘시간’으로 변경 등 개정된 수가기준이 적정하다고 보는가?

 

한춘일 원장

신재숙 소장

처음 시행될 때도 나왔던 형식적인 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시지역은 전철 등 대중교통이 잘 돼 있지만 작은 도시 및 농어촌 지역에서는 산골짜기를 찾아다니며 활동하는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도 있다. 원거리 교통비 지원을 완화시키던지, 농어촌 및 중소도시의 열악한 환경의 지역은 차별을 둬 지원하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

방문목욕 수가 기준을 시간으로 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 목욕을 1회 실시 할 때 기본으로 소요되는 시간이 있다. 요양서비스의 내용 중 목욕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옷을 입히고, 벗기고, 목욕준비 및 마무리 등을 계산하면 대략 20~30분 소요된다. 아무리 때 미는 시간이 적다고 해도 평균 1시간 정도는 소요된다. 방문목욕은 횟수로 수가를 산정해도 괜찮을 듯하다. 아울러 입욕하지 않는 대상자를 80%로 청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욕조에서 하던지 밖에서 하던지 목욕을 진행하는데 있어서의 노동은 같다. 어르신 및 보호자가 욕조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는데 2명의 인건비와 차량유지 비용을 감안할 때 적자의 서비스 제공이라고 생각이 든다.

김희수 소장

공단에서는 입욕 권장하는 쪽인데 오히려 위험하다. 근력이 떨어지는 어르신이나 케어하는 요양보호사 모두 위험 부담이 크다. 현장을 모르는 그야말로 탁상공론의 전형이다.

남미경 원장

입욕이나 비입욕이나 노동력의 시간은 같다. 입욕과 비입욕을 구분하지 말고 통합해 수가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춘일 원장

목욕방문 수가는 시간이 아닌 횟수로 하는 것이 옳다. 목욕이 들어가는 기본시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은 의미가 없다. 또한 입욕과 비입욕을 통합해 수가를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장기요양시설의 설립에 있어 허가제 등 지정제도 도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재숙 소장

신고제 및 허가제를 논한다는 자체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시행 초기에 같이 운영을 하다가 이제 와서는 다른 사람의 진입을 막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정말 복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데 어려운 여건으로 설립을 못하는 기관들이 속출한다면 겉만 번지르하게 처음 설립한 기관들의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서비스가 선행돼야 할 것이며, 많은 대상자들이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춘일 원장

시설만 제대로 구비한다면 신고제나 허가제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공급이 과잉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인데 일단은 시설이 기본적으로 제대로 구비를 해야한다. 허가제 도입은 난립을 반지하고 기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허가제를 도입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남미경 원장

신고제나 허가제나 별반 차이는 없다. 시설이 설립된 후 공단 등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장기요양시설의 질 평가결과에 따른 퇴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의견은?

신재숙 소장

서비스의 질적 하락, 행정업무의 미숙, 인력 및 전문성 부족으로 운영을 제대로 못하는 일부 기관들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지도를 통한 숙련의 기간을 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마인드는 갖춰져 있는데 행정 및 전문성에서 떨어지면 교육 및 지도를 통해 발전 가능하다. 행정적으로는 컨설팅 등에서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기관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예기간을 통한 발전이 안 될 때 고려를 해봐도 될 듯싶다.

한춘일 원장

부실 시설은 당연히 퇴출을 시켜야 한다. 이런 시설 때문에 다른 시설들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 부실 시설은 퇴출과 동시에 벌금도 상당히 부과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남미경 원장

퇴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벌금을 많이 받은 시설순으로 하던지 아니면 부정수급하다 적발된 시설 순으로 한다던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무방비 상태에서 퇴출은 시설들만 불안하게 하는 옥상옥 제도에 불과하다. 만약 퇴출제를 시행한다면 공단에서는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김희수 소장

퇴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돼 폐쇄된 시설의 경우 이름 또는 명의만 바꿔 시설을 다시 운영하는 일이 많은데 그 시설에 있던 어르신들이 그대로 입소한다. 이런 부당시설의 신설을 막아야 한다. 특별한 방지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부실 시설의 퇴출은 요원하다.

인력배치 기준 위반에 따른 수가 가․감산 제도에 대해 폐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희수 소장

가감산 폐지하면 안된다. 하지만 조정을 필요하다. 요양보호사는 많으나 필요한 사람을 제 때에 배치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인력 1명을 배치를 못하면 1명분에 대해 감산을 하고 가산금도 1명분의 가산금을 줘야지 터무니없는 가감산을 가혹하다. 현장을 모르는 제도다. 단, 요주의 시설은 당연히 감독을 강화해야 된다. 

신재숙 소장

반대하는 입장이다. 운영을 생각하면 기관 및 시설에서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질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인력을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도에서 제시한 인력은 그래도 기본선이므로 유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력을 제대로 갖춰 놓지 않고 운영하는 기관 시설은 직원들의 힘든 처우와 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급여수가가 3년 동안 상승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가의 상승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춘일 원장

폐지는 안된다. 단, 인력을 새로 구하는 시간을 줘야 한다. 시간을 줘서 수가 가감산 피해를 입지 않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또한 수가 상승을 기본이다.

남미경 원장

폐지되면 안된다. 공단에서는 현장의 인력배치 어려움을 파악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단이 서비스 제공자로서 등급판정과 기관평가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남미경 원장

편파적인 부분이 많다. 지사와 본부 평가 점수에 차이가 많다. 따라서 현장을 잘 아는 실질적인 평가단이 구성돼 제대로 된 평가를 해야 한다. 또한 평가도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니라 평상시 불시에 평가단이 와서 평가를 해야 제대로 된 평가라고 행각한다.

신재숙 소장

지금의 평가는 공평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평가를 무작위 표본추출로 하다보니 운 좋은 기관은 좋은 평가를 받고 운 나쁜 기관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현장사람들이 평가지표를 만들어 공평한 평가를 해야 한다. 평가도 평소에 받는 것이 옳다. 공단에서 미리 평가를 한다고 지시가 내려오면 기관에서는 평가를 받기 위해 평소에 하던 똑같은 일을 다시 준비한다. 시간 낭비다.

김희수 소장

공단 직원을 포함해 행정적인 사람이 아닌 실질적으로 현장을 아는 현장 전문가 등 전문 평가단을 구성해 평가를 하는 것에 동의한다. 평가는 점수는 매겨서 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에서 어르신들을 제대로 모시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인센티브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겨서 제공해야 한다.

근로기준법과 요양보험법이 상호충돌해 개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현장에서 실무자로서의 생각은?

한춘일 원장

요양보험법 수가로는 근로기준법을 맞추지 못한다. 직원급여도 제대로 못준다. 운영상 수급이 맞지 않다. 현장에서 실무자들은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많은 시간을 같이하고 싶지만 근로기준법에 맞춰서는 급여를 주지 못한다. 따라서 토․일요일에는 쉴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따른다.

특별법을 제정해 근로시간과 퇴직금 등을 계약시에 노사간 합의로 하는 방안 마련도 모색해야 한다. 아니면 수가를 현실에 맞게 올려주는 방안도 고려를 해 볼 수 있다.

신재숙 소장

직원들의 처우를 위해 근로기준법은 중요하지만 운영 및 지역적인 특성을 감안해 요양보호사들을 배치하는데 있어서 현장에서는 쉽지가 않다. 근로기준법에 맞추기 위해서는 수가의 상승이 실현돼야 한다. 하지만 일부 요양보호사들의 시급을 가지고 장난하는 경우가 발생해 기관 및 공단, 복지부의 협력체체가 만들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에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할애해 급여를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있는 8시간을 꼭 준수해야 한다는 것은 의문이 든다.

남미경 원장

근로기준법에 맞춰 현재의 수가에 맞게 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가을 올려주던지 아니면 계약시 노사간의 합의를 인정하는 등의 내용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김희수 소장

특별법 제정에 동의한다. 특별법으로 노사간의 합의를 인정해야 한다. 계약시 근로시간 등의 합의를 했다가도 퇴직시 근로 초과분 또는 퇴직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을 수도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법으로 제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양보호사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많다. 자격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 이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김희수 소장

교육기관에 교육시 시설에서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실습기간을 의무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실습이 없기 때문에 일부 요양보호사의 경우 기저귀를 갈아 채우는 것이라든지 어르신을 부축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례도 있다.

신재숙 소장

교육원에서 요양보호사를 양성 할 때는 요양기술과 이론도 중요하지만 사회생활의 기본과 조직생활의 기본교육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전문가로 인정을 받기 위해 기관의 꾸준한 노력과 교육원의 교육, 국가의 홍보로 좋은 인성과 좋은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요양보호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국가에서 요양보호사를 전문 직업으로 인정해주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한춘일 원장

실습기간을 늘리고 교육기관에서 요양보호사로서 갖춰야할 소양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사처럼 보수교육도 의무화시키고 보수교육을 받지 않으면 자격을 박탈시키는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교육은 공단에서 추진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남미경 원장

실습기간도 늘려야하지만 사회복지사처럼 보수교육을 의무적으로 하고, 학력도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의 요양보호사 상당수는 시설을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한 없이 자격증을 주다보니 생기는 병폐라고 생각한다.

이 외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정부에 개선방안을 제안한다면?

신재숙 소장

요양보호사들이 정말 어르신 및 보호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줬으면 한다. 또 일부기관들의 안좋았던 기억을 가지고 부정적인 시각이 없었으면 한다. 공단에서는 잘못된 것만 찾기보다는 기관 및 시설 등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듣고 올바른 제도 정착을 위해 지지해주고 문제점 등을 보완해 주길 바란다.

또한 행정의 체계의 간소화가 이뤄져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평가도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닌 일상 업무상에서 받을 수 있는 체계 마련도 요구된다.

김희수 소장

공단이 감독기관이지만 일방적으로 시설의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난감하다. 특히 행정적인 업무상 기관 및 시설이 공단의 하위기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

남미경 원장

공단은 시설을 감시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공존과 상생의 대상으로 여기는 시선이 필요하다.

한춘일 원장

공단에서는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줬으면 한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