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로제, 낙태죄 등 다른 부처 소관의 여성정책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 여성가족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열린 ‘UN 여성차별철폐협약에 대한 제7차 한국정부 보고서 심의’에 참가한 한국NGO참가단은 22일 논평을 내고 “여성가족부는 국제협약이 권고하고 있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나 낙태죄 폐지 등에 대해 타부처 소관이니 알아서 할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민법상의 부성원칙주의 철회,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대해서도 여론이나 사회적 이의 등을 핑계로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심의에는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을 단장으로 고용노동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20여명의 한국 정부대표단이 참가했으며 한국여성단체연합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10명의 한국NGO단이 참가했다.

NGO단은 “여성관련 사안에 대해 타부처 소관이라서 모니터링조차 하지 않고 있거나 다른 부처의 정책방향에 문제가 있더라도 남의 일로 치부하는 것이 여성정책전담기구로서 책임 있는 모습인가”라며 “여성의 삶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있는 것으로써 여성부의 총괄·조정 능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성부는 여성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감소에 대한 의지가 없으며 오직 유연근무제 확산이라는 범정부 차원의 국가고용전략을 되풀이하기만 했다”며 “이는 여성부가 여성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대한 의지가 없으며 여전히 성별분업정책 강화를 자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여성폭력 살해사건에 대해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 어떤 조치를 통해 폭력방지 가시성을 높이고 있는지, 가정폭력 범법자에 대한 직권처벌이 가능한지 등 질문에 여성부는 답변을 회피했으며 무책임한 태도만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관한 질문에 대해 정부는 해바라기 센터와 성폭력상담소 등의 피해자 지원을 예로 들면서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이 된다고 답했다”며 “그러나 사회복지시설통합전산망 등 통해 자산조사와 개인정보 제공해야만 지원이 실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폭력피해여성의 정보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피해 당사자들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지원,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을 망각, 유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여성차별철폐협약은 형식적 평등만이 아닌 실질적 평등을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고 있다”며 “이번 심의에서 한국 정부는 협약의 존재이유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비난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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