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9.2%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임금삭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올해 6월 최저임금이 9.2%인상, 시급 3천100원으로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7월부터 주 40시간제가 도입되는 300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와 공공기관 등 사용사업체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간접고용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월 환산액으로 64만7천900원이 되어 실제 인상율은 0.95%수준.

게다가 주 44시간제에서 저임금노동자들은 대부분 연월차 및 생리휴가를 수당으로 받으며 임금을 보충해 왔으나. 주 40시간제 도입으로 수당을 지급 받지 못하게 된 것. 

특히 최저임금여성노동자의 경우 현재 70만6천213원의 임금을 받아왔으나 새롭게 시행되는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64만7천900원으로 오히려 5만8천313원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연대는 그 적용시기와 주 40시간제 적용 시기의 차이로 인해 제도상 모순이 나타남을 지적하며,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최저임금 삭감문제에 대한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8월 31일 국회앞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6년 12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8.3%나 삭감될 상황에 처해 있다"며 "노동자 10.3%인 150만3천명이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최저임 금 노동자들의 임금하락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최저임금연대 23개 단체는 이와 같은 모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노동부)가 특별하고 한시적인 조치를 즉각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조치의 기본 내용으로 △2006년 12월까지 100인 이상 사업장과 주 40시간을 적용하는 사업장 등에 대해 월 급여가 시급 3천100원에 대한 주 44시간 기준으로의 월 환산액인 70만600원을 보장할 것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주 40시간제 적용과 최저임금 적용 시기의 차이로 인한 모순을 방지할 제도개선 할 것을 제안했다.

연대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최저임금법 자체가 '저임금 해소와 사회양극화 극복'이라는 애초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들 때문"이라며 "공익위원 선출 방식, 최저임금 결정의 기준 등 실효성 있는 법·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앞으로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들의 고통과 눈물 그리고 투쟁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대는 기자회견 후 열린우리당을 방문해 사태 해결을 촉구했으며, 앞으로 국정감사 대응 등 정부의 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대응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지난 7월 노동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최저임금 대상자 중 올해 7월부터 주 40시간제가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은 1.4%에 불과하며, 공공부문 청소용역의 경우는 예산절감을 위한 최저낙찰제 등에 기인하는 것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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