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우편취급국에서 시각장애인 확대경을 비치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이라며 확대경 비치 등 권고했다.

인권위는 우편취급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확대경을 비치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보통신 의사소통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위반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우정사업본부장에게 ▲진정대상 6개 우편취급국에 시각장애인용 확대경 비치 ▲전국 우체국 및 우편취급국의 확대경 비치 여부 실태파악 및 확대경 비치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감독을 권고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진정인 A씨는 “시각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이 우체국 및 우편취급국 25곳을 방문, 우편번호 안내책자를 이용하려 했으나 확대경이 비치돼 있지 않아 안내책자를 이용할 수 없는 등 차별을 당했다”며 지난 해 6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시책에 따라 2009년 관할 우체국에 확대경을 보급했지만 우편취급국은 건축주로부터 시설물 일부를 임차하고 우체국으로부터 우표류 판매 및 우편물 접수 등 제한적 업무만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사설기관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우편취급국의 업무는 국민편의 증진을 위해 위탁된 공적인 업무라는 점과 우편취급국에 비치된 우편안내책자 등은 우정사업본부 등이 생산, 배포하는 비전자정보에 해당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본부가 시각장애인인 이용자가 일반 이용자와 동등하게 우편번호 안내책자 등 비전자정보에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경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확대경 가격은 수만원대에서 수십만원대까지 선택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본부는 국가의 사무용품이나 그 밖의 물품을 수탁자에게 관급하거나 무상으로 사용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당한 편의제공에 따르는 비용부담이 과도하다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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