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사)한국지역복지봉사회에 따르면 광명시 자체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광명시 하안동다목적복지회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사)한국지역복지봉사회에 오는 10월 1일자로 협약해지를 통보했다.

당초 위탁기간은 2009년 1월 20일부터 2014년 1월 19일까지로, 앞으로도 3년의 기간이 남은 상태다.

이유는 위탁협약서에 없는 방문요양과 목욕사업을 신청하면서 기존 인력과 복지회관 공간을 사무실로 신고하고, 수익금을 법인으로 전출했다는 것이다.

광명시는 이에 따라 방문요양과 목욕사업은 지정취소 및 폐쇄명령을 하겠다는 행정처분을 내리고 지역아동센터 공간은 이전 조치 할 것과 그렇지 않을 경우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수익금 법인전출은 합법적이라는 것과 시설사용과 인력기준에 대해서는 불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지자체와 체결한 위탁협약서, 장기요양기관 설치기준 등을 고려해 판단하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광명시는 이같은 복지부의 유권해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하안동다목적복지회관 위.수탁 협약을 해지하겠다면서 9월 30일까지 인수인계를 마치라고 통보했다.

한국지역복지봉사회는 광명시의 주장에 대해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지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봉사회에 따르면 1998년 1월부터 광명시와 협약해 하안동다목적복지회관 지하 1층 공간을 사용해왔다. 지난 14년 동안 이 공간에서 진행된 모든 복지사업들은 광명시의 허가를 받고 실시했다.

조승철 봉사회 이사장은 “지난 14년 동안 적법한 행정절차에 의해 광명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사업들이 이제와서 불법이다. 14년 동안 단 한 번도 문제 되지 않았던 것들이 왜 지금와서 문제가 되고 불법이 된다는 것이냐”며 따졌다.

조 이사장은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초기에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시로부터 독촉을 받고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방문요양과 목욕사업을 시행해 왔다”면서 “이제 와서 불법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

그는 또  “그동안 시로부터 인건비를 받으면서 방문목욕 등으로 생기는 수익금은 시에 반납을 했다”면서 “만약 그동안 불법으로 운영했다면 시 담당 공무원은 불법을 묵인하거나 방조 또는 동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방문목욕 등으로 생긴 수익금 9050만원은 전액 요양시설 건립 기금으로 적립했는데, 이는 복지부의 유권해석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으며 요양시설 인프라 구축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수익금 법인 전출 건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다목적복지회관에서 운영 중이던 지역아동센터는 이전하라는 통보에 따라 광명 1동으로 이전했으나 기존의 아동 19명은 거리상 광명동까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다른 곳으로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조 이사장은 “저소득층 아동들이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상황에까지 왔다”며 “민주당에서는 연일 보편적 복지를 외치는데 겉 다르고 속 다른 것 아니냐.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이런 아이들을 거리로 내 쫓을 수가 있냐”며 울분을 토했다.

조 이사장은 광명시의 감사도 문제 삼았다.

봉사회는 복지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법인의 감사권한은 복지부에 있고, 복지부에서 합법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광명시는 이를 무시하고 자체 현장감사를 실시했다는 것.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는 정치적 입김이 개입됐다는 게 조승철 이사장의 주장이다.

조 이사장은 현재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공제회는 한나라당 소속의 현 김문수 도지사 주도로 지난해에 설립됐다. 광명시장은 민주당 소속의 양기대 시장이다.

정치적 입김 의혹은 어린이재단과 봉사회에서 각각 위탁 운영하던 사회복지관이 지난해와 올 초 석연치 않은 심사결과로 해지된 것도 무관치 않다는 게 조 이사장의 설명이다.

조 이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그동안 봉사회에서는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했으나 올해 2월 재심사과정에서 위탁 해지됐다.

하지만 재심사 결과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설명이다.

재심사결과 철산사회복지관은 거대 종교기관으로 운영주체가 넘어간 것은 이해하나, 반대로 어린이재단에서 운영하던 하안사회복지관은 지난해 10월 위탁 해지되고, 그동안 광명시에서는 복지사업도 하지 않은 소규모 복지기관으로 넘어간 것.

조 이사장은 “두 복지관의 심사결과를 보면 알듯이 한 곳은 소규모의 기관이, 다른 한 곳은 대규모의 기관으로 운영주체가 상반되게 바뀐 것은 분명 두 복지관의 심사기준이 다른 것”이라며 “이는 봉사회를 위탁기관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문제 삼지 않다가 시장이 바뀌고 나서 갑자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동안 정황상 분명 정치적 입김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며 “사회복지사업을 권력의 도구로 악용하는 행태를 전국에 알리기 위한 서명운동과 양기대 광명시장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한국지역복지봉사회측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한 서명운동,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자원봉사자, 종교단체, 대학 등과 협조를 통해 서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경기도, 각 정당에 서명서를 제출하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데 이어 양기대 시장과 담당공무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광명시청 사회복지과 역시 법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많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감사결과를 토대로 해지통보를 한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수익사업을 하라고 준 공간도 아니고, 시에서 보조금을 준 직원으로 발생한 이익을 법인으로 넘긴 것은 부당하다”면서 “하지만 복지부에서도 지자체와 단체간 협약서의 내용에 따라 자체 판단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 등에는 수 백건의 조승철 이사장 응원 메시지와 광명시를 규탄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사회복지사협회 등 사회복지 관련 기관들이 연대를 표방하고 나서 한국지역복지봉사회와 광명시의 싸움에서 광명시와 사회복지계의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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