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애인콜택시가 보조기구로써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근육장애인을 응급환자 취급하며 승차를 거부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장애인콜택시 교육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일 전동휠체어를 타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김 모씨는 양산부산대학병원에서 집으로 귀가를 위해 부산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을 콜했다.

그러나 두리발 기사는 김 씨를 보더니 “산소호흡기를 한 중환자는 두리발에 못 태운다”며 승차를 거부했다.

김 씨의 모친이 이 산소호흡기는 호흡보조기일 뿐이며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이 기사는 승차를 완강히 거부하며 두리발 위탁운영 회사인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에 전화를 걸어 “이런 중환자는 못 태우게 돼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조합 측은 예약을 취소해 버렸고 급기야 김 씨의 모친이 집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며 설명과 요청을 하자 회사 측에서 기사에게 “오늘만 태워줘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내가 정말 의식이 불분명하다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그야말로 구급차를 이용해야 할 정도의 위급한 상태였다면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장애인콜택시를 왜 이용하겠는가”며 “그동안 전동휠체어를 타고 호흡기를 착용한 채 두리발을 타고 여가활동, 장애인단체 활동 등 해 왔다. 나는 들 것에 실려 다니는 중환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흡장애를 겪고 있어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것일 뿐”이라며 “시각장애인이 점자 보조견,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휠체어를 이용하듯이 호흡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 호흡보조기를 이용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장애인콜택시가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기사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인식부족, 사람을 훑어보는 불쾌한 태도를 취했다"며 “이번 사건은 장애인 이동권 및 복지서비스 박탈, 차별, 인권침해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김 씨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과 시정조치, 해당 기사 징계 등을 부산시와 조합 측에 요구했다.

한편 해당 기사는 사건 이후 작성한 사유서를 통해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장애인을 처음 경험한 지라 너무 당황했다”며 “회사 측에 보고와 지시사항 확인을 위해 대기했던 것일 뿐 승차거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인공호흡기 착용 승객에 대한 내부규정이나 지시사항이 그동안 없었다. 다만 침대휠체어의 경우, 차 문이 닫히지 않는 위험이 있어 승차를 못 시킨다고 교육한 바 있다”며 “앞으로 인공호흡기 착용 장애인에 대해 민원사례로서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해당기사에 대해 사유서 제출, 교육 등 실시했다”며 “향후 두리발 기사 교육 시 장애인복지 담당자 및 장애인당사자 등 초빙해 보조기구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교육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리발을 이용한다는 한 장애인은 "어떻게 장애특성 및 보조기구에 대한 이해도 없이 장콜기사를 할 수 있나"며 "이런 기사들한테 친절함, 서비스마인드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꼬집었다.

노경수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승차거부, 불친절 등 두리발 악명 높다. 영리 목적의 기업이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면서 기사 교육, 관리 등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데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공공성 담보 위해 서울시처럼 시설관리공단 등으로 운영주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융호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장애인콜택시에 대해 장애인들은 교통수단으로, 기사들은 베푸는 차원의 자원봉사로 인식한다”며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 기사들의 마인드 확립 위해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이번 사건을 통해 장애유형 및 특성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조차 제대로 안 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캐나다의 경우 연간 50시간의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마인드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별교통수단은 휠체어장애인 뿐 아니라 김 씨처럼 호흡기 착용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제공되는 교통수단”이라며 “기사 뿐 아니라 이동지원센터 또한 특별교통수단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국토부 차원에서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교육 및 매뉴얼 제작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특별교통수단 이용대상에 대해 등록제를 실시하고 등록자의 경우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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