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각장애인 피고인이 형사재판을 받을 때 효과적인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선변호인 선정이 사실상 의무화된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국선변호인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현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 (법원이) 지체 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토록 한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 개정안을 시행한다.

형사소송법은 장애인 중 '농아자'와 '심신장애에 의심이 있는 자'에 대해 필요적 국선변호인을 선정토록 하고 있는 반면 시작장애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공판기일에서의 방어권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공소장부본을 송달받을 권리,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 또는 공판조서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 등을 갖고 있으나 장애인인 피고인의 경우 이 같은 권리를 행사하는데 사실상 제약이 컸다.

지난 해 4월29일 대법원 판결에서도 '피고인의 연령, 지능, 교육 정도를 비롯한 시각장애의 정도 등을 확인한 다음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국선변호인 선정해 방어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라는 취지로 설시했다.

이 판결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실질적인 국선변호 확대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시각장애의 정도'를 피고인의 연령, 지능, 교육정도 등과 함께 피고인에게 권리보호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고려요소 중 하나로 판단토록 하는 데 그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국정변호 선정범위를 더 넓혀 시작장애인을 사실상 '농아자'와 같이 필요적 국선변호 사유로 규정했다.

대법원은 "이번 예규 개정을 통해 시각장애인인 피고인에 대해 사실상 필요적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했다"며 "시각장애인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공판중심주의 활성화는 물론, 형사소송절차에서 장애인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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