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사는 정신장애인 가족들에게 이사를 강요하며 괴롭혀온 화성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은 21일 정신지체 주민에게 이사를 강요하고 각서를 쓰게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아파트 부녀회장, 노인회장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은 "피고인들이 해당 입주민에게 이사를 강요하고, 불러주는 대로 각서를 받아쓰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5월 놀이터에서 정신장애인 A씨와 이웃주민 간 폭행 사건 발생 후 부녀회장 등 입주자대표회의측은 A씨의 집을 찾아와 이사를 요구하며 확성기로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정신질환자가 부녀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있어 주민회의를 소집한다"는 단지 내 방송을 수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이어 A씨의 아버지와 누나를 불러 동생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재발 시 이사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억지로 쓰게 했다.

결국 A씨 가족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부녀회장 등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냈으며 검찰도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를 하지 않아 결국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에서 1500여명 서명과 탄원서 제출 등 통해 재판에 이르게 됐다.

서재경 장추련 활동가는 “이번 판결은 정신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정신장애인을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고 사회에서 배제하려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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