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은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보건복지부 양곡지원사업 민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손 의원에 따르면 택배사가 다른 배달 건이 밀렸다며 양곡을 택배기간 내 배달하지 않고 늦게 배송했다.

심지어 다세대 주택인 경우 대상자를 확인하지 않고 관리사무소 등에 일괄 보관해 쌀벌레 및 구더기가 생겨 쌀을 먹지 못해 수급자가 읍면동에 쌀을 뿌리며 항의한 민원사례도 있었다.

박모 씨의 경우 2월분 정부양곡을 3월 중순까지 배송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사회복지담당자가 택배사에 확인한 결과 정상수령 처리돼 있으나 수급자에 대해 수령사실을 확인, 서명여부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수급자가 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택배기사가 수급자가 부재해 아파트를 돌면서 “기초수급자 000씨, 양곡 택배 왔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불러 입주민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임을 알게 돼 수치심을 느껴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부양곡사업은 정부양곡을 기초수급가구 및 차상위 계층에 50% 할인된 가격으로 지원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제는 일반 택배의 경우 10~20kg의 쌀을 보내기 위한 배송비가 건 당 5000원 정도로 책정 되는 반면, 복지부와 택배사가 맺은 배송비는 건 당 2000원으로 일반 택배요금의 절반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불성실한 서비스로 인해 어려운 국민을 돕기 위한 사업의 취지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이같은 민원 사례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민원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손숙미 의원실에서 자료요구를 한 결과 기록이 남아 있는 민원 건수는 최근 2년간 386건에 달했다.

손 의원은 “정부가 양곡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는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면서 “비현실적인 택배비 책정으로 인해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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