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빈곤층의 현실을 외면한 채 최저생계비 인상을 하고 있어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승용 국회 보건복지워윈회 의원은 지난 2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최저생계비 계측연도인 지난 해 최저생계비가 현실을 외면하는 문제를 대해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정부는 올해도 빈곤층의 주요 소비품목인 식료품, 주거비의 물가상승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만 반영, 최저생계비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생계비를 물가상승률 3.9%를 반영해 4인가족 기준 149만5550원(2011년 143만9413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주승용 의원은 “생활물가지수와 전세값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8월 소비자물가가 5.3%나 급등했고, 올 들어 8월까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5%에 이르고 있으며 주택 전세가도 5.1%나 올라 2003년 3월 5.3% 상승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또 주 의원은 “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이 오르는 만큼 최저생계비가 오르지 않고 있어 상대적 빈곤이 커지고 있다”며 “최저생계비 도입 첫 해인 2000년의 경우 4인가족 기준 최저생계비는 93만원으로 근로자 가구의 평균소득 242만원의 38.4% 수준을 차지한 데 비해 2010년 최저생계비가 136만원으로 평균소득 426만원의 32%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저임금의 경우 2000년 시급 1600원에서 2012년 4580원으로 무려 2.86배가 인상됐다”며 “그러나 같은 기간 최저생계비(1인가구 기준)는 32만4천원에서 55만3천원으로 겨우 1.71배 오르는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이는 결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에 비해 빈곤층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더욱 빈곤을 느끼고 있고 그만큼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저생계비는 우리나라의 빈곤선을 결정하는 명실상부한 기준인 만큼 국민의 소득 및 지출수준, 수급권자의 가구 유형 등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최저생계비 기준을 절대빈곤선 방식(전물량 방식)에서 소득이나 지출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일정 기준지표와 이에 대한 상대적 비율을 정해 집계하는 상대빈곤선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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