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용자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 요구에 따라 복지 선진국과 같이 인증제도 도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이다."

지난 9일 프레스센터에서 현행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회복지인증제도 도입이 제기됐다. <사진제공 서울복지재단>

최근 사회복지시설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학대와 인권침해, 방치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복지 관련기관의 책임성 및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사회복지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서울복지재단 창립 1주년을 기념해 '복지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사회복지인증제도 도입방안'을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인증제도란 일정한 기준에 근거해 전체적인 품질을 평가하고 교육 및 자문을 통해 더 낳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의무제에 따른 평가제도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날 이지숙 서울복지재단 책임연구원은 "사회복지 분야의 인증제도는 복지선진국들에서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사회복지 학계와 현장에서도 사회복지 서비스의 총체적 품질 개선과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증진이라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인증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인증제도 도입 추진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사회복지시설 평가는 2회의 중앙평가와 1996년부터 수차례의 서울시 평가를 거치면서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야기했다"면서 "이로 인해 결국 2001년에는 사회복지관들이 평가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이 같은 현행 평가제도는 평가지표의 혼란, 평가기간의 부적절성, 평가주체의 역량부족 등 평가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며 "이러한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향후 발전시킬 것인가의 관점에서 인증제도의 도입이 검토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사회복지계에서는 인증제도 또한 또다른 이름의 평가제도가 아니냐는 냉소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평가와 인증은 심사과정을 포함한다는 면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평가는 일회성 심사를 통해 시설을 평가하고, 결과의 공표로 평가기관과 평가대상기관의 관계가 끝나는 반면, 인증은 심사 이후에도 인증기관과 인증대상기관이 사후 심사나 정기 진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게되며, 이 과정에서 인증기관은 교육과 자문을 제공하게 된다"며 인증과 평가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평가시스템에서는 전문인력 교육이 거의 부재한 실정이며, 평가자간 의견의 불일치도 높고 평가인력의 수준을 조정할 수 있는 체계도 미흡하다"며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인증평가 전문인력의 양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이 연구원은 △평가지표의 한계성 △평가절차의 단일성 △평가결과에 대한 정보 접근성 등을 지적하며 "현행 평가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증제도를 도입해 인증을 전담하는 전문기관에서 인증기준을 가지고 전문심사원이 심사를 실시하고, 심사결과는 지속적인 서비스와 시설의 품질 개선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인증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 간의 목표공유 및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1회 사회복지 우수프로그램 공모 시상에서 월계종합사회복지관이 아름다운 이웃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서울복지재단>

이날 미국의 인증사례를 발표한 인증협회COA 리차드 칼버그 대표는 "인증은 일련의 규칙이나 규제가 아니다"며 "이는 비전을 갖춘 리더십을 고무시키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증제도는 독립적인 제삼자로부터 이와 같은 포괄적인 선도과정을 통해 '승인'혹은 '유효성 인증'을 획득하는 것으로 기관의 신뢰성과 성과측정 능력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제1회 사회복지 우수프로그램 공모 시상'에서는 지역사회복지와 상부상조전통을 모티브로 마련한 월계종합사사회복지관의 '아름다운 이웃'이 이용시설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영등포 보현의집, 교남소망의 집, 사랑의 복지관,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이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서울노인복지센터, 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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