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명 교수 “보편적 복지국가 위해 다양한 정책 포괄”

차흥봉 회장 “한국은 중도우파형 정책, 계속 발전시켜야”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정책 이념은 '중도 좌'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성재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복지정책의 쟁점과 방향’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최 교수는 “마르크시즘이나 사회주의 이념에서는 본질적으로 분배의 평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정책은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일반적으로 복지정책은 자본주의 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적 이념인 사회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및 그 중간인 제3의 길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복지정책은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중간인 ‘제3의 길’에 가까우면서 약간은 사회민주주의적인 성격을 띤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복지정책 이데올로기는 자유주의 이념에 근거하고 있거나 자유주의 이념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복지정책이 복지국가의 초기단계에 있다고 보면 한국의 복지국가 이념은 자유주의 복지국가라 할 수 있다.

복지정책의 가치관은 평등을 지향하고 있으나 평등 추구는 대상과 급여의 보편주의로 의식해 평등에 근거한 복지 급여확대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최 교수는 “복지급여 대상은 보편적인 대상보다는 선별적 대상이 더 많다”며 “복지제도도 국가사회의 다른 제도와 동등한 중요성으로 취급되는 제도적 의미의 복지제도라기 보다는 아직도 어려운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도와주는 잔여적 의미의 복지제도로 인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분배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우세한 정치권 및 행정부서의 분위기를 벗어나 이제는 좀 더 확연하게 분배와 성장의 동반적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전반적으로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사회의 복지이념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 복지정책 이념은 중도 좌로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연명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보편주의 복지국가 수립의 과제’란 주제발표에서 “보편주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보편주의적 복지정책이 한국사회의 당면한 경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정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복지국가 제창자들의 문제의식과 일치한다”면서 “하지만 보편주의 전략 자체만으로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편주의 복지국가가 한국사회의 대안패러다임이 되기 위해서는 좁은 의미의 사회복지 전략이 아닌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함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토론을 통해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이념적으로 복지자유주의국가로서 중도우파형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회장은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자유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가 적절히 개입해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 살고 중산층이 두터운 원형사회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차 회장의 중도유파형 복지정책의 구체적 형태에 따르면 복지의 대상 면에서 보편적복지와 선별적복지의 형태를 상호보완적으로 혼합한다.

내용과 보장의 범위는 모든 국민의 생활상 위험으로써 의료, 소득, 주거 등의 기본적 수요와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도록 한다.

재정책임 면에서는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개인의 책임을 기본으로 하되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연대책임을 지는 것으로 한다.

전달체계 면에서는 지역사회 수준에서 지방행정기관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민간 사회복지조직과 인력자원을 활용해 민관협력체계를 만들도록 한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자유시장 경제하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차별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경제발전과 복지향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사회복지분야 지방이양사무의 국고보조사업을 시급히 환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새롭게 제정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목적에 맞게 개정해 제정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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