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사, 보육, 간병 등 돌봄서비스 영역에 종사하는 돌봄노동자는 약 30만명에 달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돌봄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면서 돌봄노동자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제도화된 영역을 제외하고는 우리 돌봄노동자는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는 우리 돌봄노동자들은 고용불안,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에 우리 돌봄노동자들은 제2차 전국돌봄여성노동자대회에 함께 한 참여자들의 결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돌봄노동자도 노동자다!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돌봄노동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노동자임에도 우리의 노동자성은 그동안 부인되어 왔다.

돌봄노동이 사적 공간인 개별가정에서 이루어져 국가의 개입이 어렵고 그 계약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58년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 11조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라는 규정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될수록 돌봄노동은 사라져갈 직업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돌봄노동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그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더 이상 구태의연한 명분으로 돌봄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비공식부문에 종사하는 돌봄노동자들과는 달리 정부 일자리에 참여하는 돌봄노동자는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 등의 보장을 받고 있다.

즉 동일한 돌봄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어떤 사업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노동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노동자간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성이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돌봄노동자들을 무분별한 비공식 시장에 내맡기지 말고, 근로기준법 적용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나. 돌봄노동자도 노동자다! 산재보험․고용보험 우선 적용하라!

비공식부문의 돌봄노동자들은 일을 하다가 다쳐도 산재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실업의 위기가 닥쳐도 고용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가 없다. 노동자로서 안정된 일자리에서 일할 권리가 박탈당한 채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산재, 고용보험조차 적용되지 않음으로써 각종 사고의 위험과 실업의 불안정에 놓여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당장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산업재해와 고용보험의 적용을 우선 실시하여야 한다.

국회는 상임위원회에 상정중인 돌봄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하나. 정부는 ILO 가사노동자협약 즉각 비준하라!

지난 6월 ILO 제100회 총회에서 국제노동사회의 마지막 중대 이슈였던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이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가사관리사를 비롯하여 보모, 운전사, 요리사, 정원사 등 전세계 1억명에 달하는 가정내 노동자들은 ‘어엿한 노동자’가 되었다. 다른 노동자들과 차별 없는 노동권, 그리고 산재․고용보험 등 사회보장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조항’을 방패로 삼아 가사노동협약 관련법 개정과 비준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채 국내 비준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가사서비스 노동자들을 원천적으로 법적 보호에서 제외시켜왔기 때문에 사회적 보호의 수준이 다른 나라들보다도 매우 열악하다.

따라서 정부는 대한한국의 세계적인 지위에 걸맞게 가사노동자 ILO 협약을 빠른 시일내에 비준해야 할 것이다.

돌봄노동자도 노동자다!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돌봄노동자도 노동자다! 고용․산재보험 적용하라

정부는 ILO 가사노동자협약 즉각 비준하라

2011년 10월 15일

한국여성노동자회․전국가정관리사협회 회원 일동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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