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드디어 450만 장애인들의 염원을 담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국회에 발의 됐다. 14일 국회 기자회견실에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안)을 발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무총리 산하에 독립적인 장애인 차별금지위원회 신설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제도 도입 △제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장애인 차별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제도 도입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노 의원은 "한국 사회 내에서 장애인은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청각 장애인이 단돈 70만원이 없어 한강에서 자살한 사건이나 장애여성들이 성폭력 등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법적인 보장을 못 받고 있는 현실 등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초 개정된 최저임금법에서도 장애인만 적용 제외 대상이 되는 등 장애인은 노동자로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법에 명시된 장애인 의무 고용율 2% 조차도 국가기관은 지키지 않았다"며 "장애인 차별시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국가 역시 장애인의 현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장애인을 배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 의원은 "법안의 핵심은 장애인 차별을 효과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리구제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본 법안은 정부 혹은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 차별을 당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와 당사자들이 모여 그들에게 맞도록 만들어졌다는데 무엇보다 그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사당 앞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결의 대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장애인들은 장차법 제정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다시 또 거리로 나왔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간단한 결의대회를 가진 후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 앞까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대표는 "우리의 힘으로 오늘 오전 10시 장차법을 발의했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결의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장차법 대표 발의를 맡았던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오랫동안 소망하던 법률이 국회에 상전 된 것은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전처럼 장애인을 위해 베푼 법이 아니라 선, 후천적장애로 불이익을 당한 당사자들이 만든 법인 것"이라고 장차법의 발의의 중요성을 한번 더 상기시켰다.

한나라당의 정화원 의원은 "고생의 시작,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장차법의 발의는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노고이며 반드시 장차법의 제정을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집회 참석한 장애인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시위대가 가두행진을 벌이던 중 제지하는 경찰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장차법 제정을 위해 모인 많은 장애인들은 "장애인의 힘으로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는 결의를 다졌다.

결의대회에 이어 진행된 가두행진은 경찰의 엄호 속에 초기, 큰 마찰 없이 진행됐다. 행로가 맞지 않아 약간의 몸싸움을 벌였으나, 이후 KBS본관을 지나 영등포역으로 가두시위를 벌이던 장애인들은 "시민들에게 정차법의 당위성을 알리고 입법제정을 담당하는 열린우리당에게 법안 제정을 촉구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 도착한 박 대표는 "당사자들의 염원이다"며 "장애인들의 차별 철폐를 위한 장차법 제정 촉구 시위는 계속 될 것이며, 합법적 집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고 시위를 마무리했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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