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의 일반학생들에게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1학기 1회 이상 장애이해 교육을 실시토록 하고 있으나, 54.3%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연간 단 한차례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부분의 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예산이나 교육방식 등에서 형식적인 교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다름네트워크는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9일까지 두달간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중 특수학급이 있는 96개 학교를 대상으로 장애인식교육 실태조사를 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매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행하고 있는 실적위주의 연차보고서와는 달리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식교육의 구체적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학교가 전체의 95.8%를 차지했다. 이 중 초등학교의 경우 73개교 모두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82.6%인 19개교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5%이상의 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체 장애인식교육의 실시율은 높았으나 교육의 횟수나 교육시간, 예산에 대한 설문결과, 이들 교육이 형식적인 교육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급당 연간 장애인식교육 실시시간은 평균 '2시간'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시간'이 28.6%, '3∼4시간' 19.8%, 5시간 이상 5.5%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시간은 74.4%인 68개 학교가 2시간 이내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장애인식교육 횟수는 1회가 50개교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회 32개교, 3회 18개교로 나타났으며 4회 이상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도 8개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들은 이러한 교육을 4월 장애인의 날에 맞춰 집중적으로 실시, 자칫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식교육 예산과 관련, '예산이 전혀 편성되어 있지 않거나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학교가 전체의 76.1%를 차지해, 대부분이 교육부 등에서 제작한 비디오 관람으로 교육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식교육 예산으로 10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5개교로 전체의 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식교육 진행방식을 묻는 설문에는 전체의 94.5%(86개교)가 '미디어를 통한 영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 강의식이 72.5%(66개교), 체험 48.4%(44개교)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장애인식교육방법은 미디어를 통한 영상교육과 강의식 교육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애인식교육이 일반학생의 장애이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까. 또한 인식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실시율과 비례할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식교육은 일반학생들에게 장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에 64.5%인 56개 학교에서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장애 이해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장애인식교육에 대한 만족도 설문결과, 전체의 33%(30개교)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52.7%인 48개교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교도 14.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장애인식교육이 일반학생들에게 장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 61.5%의 결과와 비교해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장애인식교육시 가장 어려운 점은 장애인식교육 진행 인력, 장비 부족이 60.9%로 가장 높았으며, 장애이해 교육 프로그램 부족 50.0%, 장애이해 교육에 대한 학교의 무관심 27.2%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식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관련기관과의 적극적인 상호 협력을 통해 교육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지원 받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시도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번 설문을 공동기획 조사한 은종군 다름네트워크 활동가는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 △학교현장에서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애인식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과 연대, 기관간의 네트워크 구축 △각 기관의 현장 활동가들 간의 교류 등을 제안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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