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세계치매의 날을 맞아 1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치매의 새로운 패러다임, 예방’을 주제로 제11회 세계치매의 날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세계치매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는 1985년부터 매년 9월 21일을 세계 치매의 날로 정해 전 세계에 치매에 관한 계몽과 홍보를 펼쳐왔다.

한국치매가족협회 이성희 회장은 치매의 심각성을 알리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제도 마련의 시급성을 이야기했다.

 한국치매가족협회(회장 이성희)와 청암노인복지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 출범을 앞둔 정부의 치매 정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치매가족협회 이성희 회장은 개회사에서 "고령화 사회와 더불어 치매노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치매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져 가고 있다"며 "치매문제는 노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대비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며 노년기를 보람있게 보내게 하기 위한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매노인과 가족들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며 가족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질적으로 높은 시책을 마련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은 축사에서 "노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치매'라는 답을 한다"며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공부하고, 예방의식도 철저히 가져야 할 것이며,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제도마련에도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 이사 크리스틴 브라이든)

크리스튼씨는 이날 국제심포지엄에 초대돼 자신의 투병생활에 대해 발표했다.

“치매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 태도를 바꾼다면 지금도 견딜 만하다. 치매와의 함께 동반여행을 계속해가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호주 총리내무부 제1차관보를 역임한 치매 환자 크리스틴 브라이든 씨가 초청되어 자신의 투병생활에 대한 발표를 했다.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49세의 나이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다든지 '주전자'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 '물을 따르는 기구'라고 이야기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크리스튼 씨는 치매로 인한 자신의 변화와 매일 매일 겪는 어려움을 3년간 꼼꼼히 기록해 책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펴냈다.

그녀가 진단을 받은 지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모습은 건강해보였다.

치매에 걸린 크리스튼씨를 옆에서 항상 사랑으로 보살펴주고 있는 남편 폴브라이든씨.14일 심포지엄에도 나란히 참석 애정을 과시했다.

 
치매진단을 받을 당시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있었던 그녀는 투병생활 도중인 1998년 폴 브라이든 씨와 재혼, 현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도 남편 폴 브라이든씨가 함께 옆을 지켜주었다.

그녀는 "치매환자들이 적절한 보살핌을 받고 존엄 있는 생활을 유지하도록, 또 일반인들이 치매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줄여 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치매 조기발견 중요(동경노인종합연구소 혼마아키라)
동경노인종합연구소 혼마 아키라씨는 "치매조기발견의 가장 큰 의의는 치료 가능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에 있다며 치매 조기발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65세 이상의 치매성 고령자 중 70%는 치료의 대상이 된다며 알쯔하이머형 치매라면 약물요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쯔하이머형 치매 치료약을 사용한다는 의미에 대해서 가능한 한 ADL을 가지고 있는 시기에 사용해 그 시기를 길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조기발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기발견의 다른 의의로 본인과 가족에게 진단결과를 전달할 수 있어 질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여유를 가지고 본인과 이야기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서비스 이용하며, 가족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혼마 씨는 지역에서의 치매 예방활동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활동 의의에 대한 보급·계몽 △참가자의 자각과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주민 지도자의 육성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치아는 생명의 원천(동북대학원 치의학연구과장 와다나베 마고토)
와다나베 박사는 "치아는 직접적으로 영양, 나아가 운동기능 및 마음이나 뇌의 건강을 통해 생명과 깊이 연관을 갖고 있다"며 치아는 생명의 원천임을 주장했다.

노년기에는 충치나 잇몸질환, 풍치 등으로 이가 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의 노인들 대부분이 잇몸병을 앓고 있으며, 치아를 많이 상실하여 의치를 필요로 하거나 장착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다나베 박사는 "노인들에게 치아 상실은 매우 치명적"이라며 "치아수의 감소와 우울증, 치매 등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치아 불균형으로 턱관절이 손상되고 씹는 행위가 줄면 뇌세포의 활동이 줄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치아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올 5월에 안명옥 의원이 노인복지법개정안을 제출, 치매에 대한 정의규정을 신설하여 국가의 지원대상이 되는 치매환자 범주를 보다 명확히 했다.

또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매년 9월 21일을 치매퇴치의 날로 정하여, 국가와 지자체가 치매환자를 조기에 발견·보호하기 위해 긴급전화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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