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사태 관련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의 공공성 뿐 아니라 탈시설-자립생활까지 담보해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염형국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는 지난 18일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 강화와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실현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방향’ 토론회에서 “영화 ‘도가니’에서 드러난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는 장애인생활시설 등 폐쇄적 공간의 대규모 수용을 방치하는 법과 정책의 문제”라며 “의사에 반해 시설수용 반민주적이다. 이번 사태 계기로 탈시설화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 있다 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국가 및 지자체가 시설수용을 최후의 보충적 수단으로 사용토록 하고 탈시설화를 위해 노력할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며 “예산과 조직 확보 등 통해 사회복지신청권 실질화하고 주거지원, 생계비지원, 의료취업지원 등 개인에 따라 복지서비스 제공될 수 있도록 근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염 변호사는 “가족과 친지 등 족벌체제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전횡을 휘두르는 등 시설 운영과 재정적 측면에서 봉건성과 폐쇄성을 띠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설의 공공성 및 투명성 제고 위해 공익이사제 도입하고 회계부정, 생활자 인권침해 등 임원의 해임명령 사유를 명시할 필요 있다”며 “종교시설을 빙자한 미신고시설 등 처벌 및 폐쇄조치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몇 시설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비리 등 문제로 인해 정직하게 헌신하는 많은 시설들이 피해를 보는 측면도 있다”며 “그럴수록 자구책으로서 공공성 및 투명성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연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사무국장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는 영화제목처럼, 장애인생활시설 생활인들은 시설폐쇄조치 시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다른 생활시설로 전원조치돼야 한다”며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박은수 민주당 의원(9월30일),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10월1일),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10월6일)에 의해 발의돼 있다.  

박은수 의원안은 대규모 시설을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공동생활가정 등 전환토록 했으며 주거, 의료,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토록 하는 등 정부 및 지자체의 탈시설화 책임을 명시했다.

또한 사회복지신청권 홍보 및 정보제공 의무를 부과했으며 복지전담사무기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장애인 권리옹호기관 설치를 명문화했다.

법인 이사수를 5인에서 7인으로 확대하고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을 시도지사가 2배수로 추천한 자 중 선임토록 했으며 해임사유 발생 임원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인 경우에도 직무집행을 정지토록 하고 인권침해 사건 발생 등 법인의 설립허가 취소사유를 규정했다.

곽정숙 의원안의 경우, 시설선택권 사생활보장권 재산권 등 시설이용자의 권리를 규정했으며 법인운영시설에서 중대한 인권침해 발생 시 폐쇄조치 7년 이후(현행 1년)부터 시설 설치, 운영토록 했다.

진수희 의원안은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교부받는 법인에 한해 이사정수의 4분의1 이상을 사회복지위원회 등 추천한 자 중 선임토록 하는 등 공공성 담보 위한 내용은 담고 있으나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개정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 보건복지부, 진수희 의원실 등 대거 참석하지 않아 정부와 여당의 도가니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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