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중풍 등 질환을 앓는 노인들에게 간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수발보장제가 2008년 8월부터 본격 실시된다.

보건복지부는 15일 노인수발보장법 시안을 마련하고,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노인수발보장법 시안을 마련하고,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올 정기국회 제출을 목표로 노인수발보장법안의 본격적인 입법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올 정기국회 제출을 목표로 노인수발보장법안의 본격적인 입법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수발보장법안’은 9월말 입법예고 및 관련부처협의, 11월 국무회의를 거쳐 금년 12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인수발보장법안'은 치매, 중풍 등 노인성질병으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장애가 있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간병, 목욕, 간호 및 일상 활동지원 등의 수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인수발보장제도의 법적기반이다.

공청회에서 김근태 장관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치매·중풍노인의 증가추세에 비해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참여증가로 가정에서 노인을 돌볼 수 있는 것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그동안 가정이 전적으로 감당해왔던 치매, 중풍의 고통을 우리사회가 사회적연대로서 함께 짊어지는 노인수발보장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제도가 도입되면 치매·중풍으로 고생하는 노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그 가족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노인의료비의 효율화와 간병·수발인력의 고용창출(5∼6만명)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수발급여 대상 대상자는 65살 이하 노인성 질환자와 65살 이상의 노인이면 모두 해당된다. 그 이하라고 하더라도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이들도 대상자에 포함된다. 장애가 있어 6달 이상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수발급여에는 재가급여(간병·수발, 간호, 목욕, 가사 및 일상생활 지원),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등에 입소), 수발수당(가족이나 이웃한테서 수발 받을 때 지급), 특례수발비(유료시설을 이용할 경우), 요양병원 수발비(병원에 입원한 경우) 등이 있다.

관리운영기구는 건강보험공단이며, 수발등급 판정, 수발계획서 작성 등을 위한 노인수발평가관리원은 별도로 신설된다.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단계 시기에는 거의 누워지내야 하는 중증 노인(1∼2등급) 8만5천명이 대상이다.

2010년 7월∼2012년의 2단계에서는 식사나 용변 등의 일상생활을 혼자서 못하는 3등급 16만7천명의 노인이 대상이다. 1∼2등급 중증 노인들은 2007년 7월에 이뤄지는 3차 시범사업이 거의 실제 상황처럼 이뤄져, 사실상 2007년부터 적용받는다.

재원은 국고지원과 보험료, 급여대상자의 본인부담금 등으로 설계됐다. 보험가입자가 낼 1인당 월 평균 보험료는 2008년 첫해 2945원, 2009년 3011원, 2010년 5110원으로 추산된다. 본인 부담금은 수발시설 이용 비용의 20%선에서 책정될 계획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며, 차상위 계층은 10%만 부담한다.

복지부는 예상되는 기대효과로 △ 가정에서 간호사, 수발사의 수발서비스를 받거나, 시설을 부담없이 이용하므로 치매·중풍 노인의 삶의 질이 향상됨 △ 본인이 전체비용의 20%만 부담하게 되므로 노인가족의 경제적부담이 크게 줄어듬 △ 노인간병인력 등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고, 시설확충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며, 노인의료비의 효율화 등을 꼽았다.

그러나 시민·의료단체가 반발하는 등 이견이 많아 최종 입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시민·의료단체가 반발하는 등 이견이 많아 최종 입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 건강세상네트워크,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등은 한국걸스카웃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발보장제도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제도로 설계할 것 △수발서비스 공급체계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설계할 것 △수발보장제도는 조세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제도로 설계할 것 등을 요구하며 정부 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공청회에서도 많은 이견들이 나왔다. 한국노총 강익구 정책국장은 "현재 복지부가 내놓은 법안의 수준은 수발보장서비스의 내용이 크게 축소되어 사실상 현행 수준에서 양적으로만 확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이런 수준으로 하면서 국민들에게 보험료를 걷어서는 안된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노인요양보장제도 윤종률 대책위원은 "노인 요양은 고령과 만성질환에 의해 유발되어 생기는 신체적 및 정신적 장해로 고통받는 노인을 주로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복지서비스를 의미하는 수발만을 강조하는 것은 큰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반복하여 강조하는 것은 노인복지의 완성은 보건의료와 복지의 밀접한 연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복지서비스(수발)에 치우친 노인요양서비스는 자칫 기능저하가 심한 노인들을 시설에 수용하는 것으로 끝나는 고려장화의 위험을 부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공공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고,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공공서비스도 실시되지 않아 경험과 사회적 합의가 일천한 현실에서 이 법률안에 따른 전면적인 사회보험방식의 노인수발제도 입법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며, 현 상태에서의 즉각적인 입법 및 전면적인 제도의 조기 시행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오윤경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