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공제회 임시 의장인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2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회복지공제회 창립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내년 1월 1일 공식 출범을 2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도 운영예산 및 시드머니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정부는 공제회 설립을 위한 근거만 마련해 놓고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재원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어 비난을 면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내년 공제회의 공식 출범에 앞서 2일 롯데호텔에서 공제회 창립총회 및 재정특별위원회 1차 토론회를 갖고 공제회 재원마련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재정특별위원인 양옥경 이화여자 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가 2일 열린 재정특별위원회 1차 토론회에서 '사회복지공제회의 의의와 재정특위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있다.

재정특별위원인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공제회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 국가의 재정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국가가 인정한 기관이나 정부 또는 지자체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에 따르면 공제회 설립 지원을 위해 정부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았으나, 2012년도 운영예산 및 시드머니가 확보되지 않았다.

문제는 법률상 공제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성마련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관련 법률 제7조에 따르면 공제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회원이 납입하는 공제료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의 출연금 ▲공제사업의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그 밖의 수입금으로 조성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중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의 출연금’이 문제로 지적됐다. 결국 정부 또는 지자체의 출연금을 조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은 10월 14일 공제회의 안정적인 설립을 위해 사회복지공제회의 재원을 정부 또는 지자체 보조금이나 출연금으로 조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성철 협회장은 “공제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드머니가 300억원이 필요하다”며 “국가가 빨리 재원을 출연해서 공제회의 자립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설립된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는 초기 자본금으로 경기도로부터 30억원을 출연 받았다.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100억원의 시드머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옥경 교수는 “국가가 보장해 준다는 신뢰가 있어야 회원 확보가 수월하고 이로 인해 공제회가 든든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에 기대지만 말고 공제회 스스로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대두됐다.

이원환 ENH 전무이사는 “올해 금융권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내고 있다. 공제회 상품을 조성할 때 참여 금융권과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양 교수도 “근본적으로 법적 근거마련이 선행돼야 하지만 정부 지원 외의 기업 등을 통한 재원마련에 대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재정 지원 시 부여되는 혜택, 기업홍보 등 파급효과에 대한 제안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정특별위원회는 12월 중으로 2차 토론회를 열고 구체적인 재원 확보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초대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에 따르기로 의결됐다.

임원 임기는 이사장 및 이사는 3년으로 하고, 감사는 2년으로 하되 각각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내년 예산으로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홍보비, 조사연구, 운영비 등으로 18억3062만8000원을 승인했다.

공제회는 이번 창립총회 이후 11월 9일 복지부에 설립허가를 신청하고 허가가 승인되면 12월 2일 설립 등기를 완료할 방침이다.

공제회는 내년에 회원은 3만명, 회원부담금은 108억원 이상을 확보하고, 공제회 시드머니는 최소 300억원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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