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서비스도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바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의 장애인복지시책도 과거의 저소득 시설 중심에서 이제 지역사회 일반장애인 대상의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22일 여성프라자에서 <장애인 평생대책 세미나>가 열렸다.

 
22일 한국장애인부모회 주최로 ‘장애인의 평생대책’을 주제로 사회통합과 자립생활 발전을 도모하고 장애인의 평생대책에 대한 방안과 논의의 자리가 마련됐다.

지체장애인과 뇌변장애인의 자립과 평생대책 주제발표를 맡은 평택대 권선진(사회복지학부)교수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자립생활은 장애인이 그동안 복지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수혜자였으나 이제는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로서 인식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권 교수는 “현재 등록 장애인의 약 17%가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로 고용 장려금 인하조치와 장애인용 차량연료 세금 인상분 지원제도 축소, 국가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각종 장애인복지 사업들의 지방이양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므로 구체적 방안이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며 지체장애 및 뇌성마비장애인의 자립과 대책 방안으로 △장애인 연금의 도입△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및 가구유형별 최저생계비 적용 △자립을 위한 기반 조성과 활동보조인제도 도입 △성년후견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한편 그는 “중증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자립지원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음으로 가족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장애인의 사회통합도 부진한 실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장애인의 사회적 역할 수행과 일상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균관대 김정우(사회복지학과)교수는 권 교수의 발제문에서 장애인복지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지체장애 및 뇌병변장애인의 특성에 의해 장애인 각 개인의 활동에 있어 전문적인 보조와 소득보장의 필요성이 더 강조된 적절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장년 뇌성마비인들의 욕구와 서비스 충족도에 대해 간략히 알아본 결과 이들은 개인적으로 해결가능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 욕구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공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들이 남아있으며 민간 사회복지 영역에서 뇌성마비인들의 가족관계 및 취업을 위한 직접적인 서비스 제공을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맡은 원선옥 교수

이어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통합교육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의 주제발표의 한국재활복지대 원성옥(수화통역과)교수는 “통합교육의 이념은 인권 존중 측면에서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동일한 장소에서 그들의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며 “하지만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에 통합된 교실 속에서 그들이 제한 없이 활동하고 참여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꼭 짚어보아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이 그들을 위한 교육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청각장애 아동들과 그들의 가족의 요구와 청각장애 아동들이 앞으로 살게 될 세상에 다양한 교육 서비스가 설계되고, 준비 되어야할 것이다.

또한 한국농아인협회 이정자 전사무처장은 “청각장애 아동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들을 키우는 헌신하는 부모의 입장을 살피면 장애발생 후 여러 가지 관정을 지원해야 하지만 특히 직업안정이나 장애연금 등 사회적 안정망 구축이 더 시급할 것이다”라고 장애를 가진 이들의 부모 입장을 대변했다.

또 이 사무처장은 직업과 권리 확보 방안으로 △학교교육의 보완과 사회교육 강화 △장애인의 교육기회 확대와 평생교육 △사회적 인식과 자아 정체성 확립 △정보습득과 의사소통 지향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과 사회운동의 전개라고 제시하며 중학과정의 기초 학습 기회와 사이버 학습기회도 확대하라고 덧붙였다.

시각, 중복장애인의 평생 대책 발표에 앞서 장애인접근성연구센터 서인환 대표는 “현재 시각 장애인의 인구수는 25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 중 중도실명자가 86%, 저시력인이 약 80%에 달하고 있다”면서 “맹학교 재학 중인 선천적 시각 장애 아동 중 약 27%가 중복장애자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매년 날로 증가하는 추세인 중복장애아의 장애 영역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매년 학교 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중복장애아수를 정확하게 조사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생대책 마련은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조기 진단과 치료, 조기교육, 특수교육, 진로지도, 전인적 인간을 형성하기 위한 상담 및 문화 프로그램, 결혼, 육아, 노인문제 등 총괄적 문제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해야한다”며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방안으로는 △후견센터 운영 △공동 생활체 구현 △장애인 보험 신설 △바우처 제도 △평생 지원센터 설립 △부모 및 단체의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한편 한빛맹학교 김양수 교장은 “서 대표의 의견처럼 다른 장애영역과 비교하더라도 시각중복장애는 다른 장애영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교육적 문제를 절감 한다”며 “중복시각장애에 아동들과 단순시각장애 아동들을 분리하여 이원적인 교육과정을 운영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신지체(발달) 장애인의 평생대책 발표를 맡은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이청자 관장은 “부모가 장애를 가진 자녀의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절실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력으로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자녀를 대신 지키는 것이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 부모들이 나이가 들어 정신이 맑지 못하고 힘이 없으면 장애자녀를 돌보기가 어려워진다.

그런 그들은 막연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성년후견제도’ 도입은 시급한 것”이라고 정신지체자녀의 평생대책의 구체화를 촉구했다.

이어 이 관장은 “부모의 몫은 정신지체자녀에게 자기 결정 능력을 심어주어야 것이며 국가의 몫은 현재 후견제도를 개선하여 법정 후견기관을 설립하고 장애연금과 바우체 제도를 도입해야한다”면서 “정신지체자녀의 평생대책은 부모와 당사자와 국가가 함께 나가야 하며 부모는 체계적인 준비를 자녀는 자기 역량을 키우고, 국가는 실현 가능한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장의 발표에 의정부시장애인복지관 조향현 관장은 “발제자께서 부모들은 항상 그들이 부모 없는 세상에서 홀로 살아가야 할 일은 생각조차 두렵다고 강조하신 것을 볼 때 장애인 본인 보다는 성년으로 커 갈수록 부모의 근심과 걱정의 대상인 정신지체·발달장애인의 평생대책을 위해서 ‘성년 후견인제’의 시행이 절실하다”고 성년후견인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이외 장애인의 재산관리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한양대 이영규 교수는 “신탁제도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위한 제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갖추어지지 못한 실정이라 자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하며 “성년후견법제 개정은 ‘자기절정의 존중’이라는 이념과 ‘본인의 보호’라는 이념의 조화를 취지로 각인의 다양한 판단능력 및 보호의 필요성 정도에 따른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치를 가능케 하면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하는데 있다”라고 성년후견법의 목적과 중요성을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장애인 평생대책에 관한 많은 방안 제시와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 졌으나 정부 관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발제자들과 토론자들은 아쉬움 토로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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