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불 꺼진 집에 들어가서 “다녀왔습니다”를 외치는 씁쓸함을 아십니까. 한부모, 조손가족 등 부모님이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일하셔야 하는 가정에서 저희들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욕심낼 수도,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올해 첫 문을 연 아름다운구로청소년지역아동센터에 다니면서 연극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점차 아이들은 스스로 공연기획을 한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혹시 압니까. 센터 친구들 중 훌륭한 공연 배우가 탄생할지요.

 

저희 센터는 프로그램비는커녕 선생님들 월급, 가스세, 전기세 등 한 푼의 운영비도 지원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선생님들은 저희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당당하게 자라는 것을 바라시며 늘 노력하십니다. 저도 크면 가난하더라도 당당하게 사회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선 사회적 지원, 충분한 운영비 꼭 필요합니다.

김정민(중3) 학생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2012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증액을 위한 제 4차 전국대회’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에서 요구한 2012년도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767억원(지원단가 평균 385만원)을 1007억원(460만원)으로 증액했으며 지원개소수 또한 3500개소에서 3802개소로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센터 예산 1313억원, 평균 지원단가 600만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지협에 따르면 600만원의 운영비는 이미 2004년 발표된 정부용역 결과이며 전지협이 5년째 요구해 온 사항으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지협은 이 날 결의문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중 432명이 무급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설장 92만원, 생활복지사 100만원 등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이들의 희생에 기대어 운영되고 있다"며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해 아이들에게 밥한끼 먹이는 것조차 버겨우며 다가오는 겨울 난방비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 180만명에 이르며 80%는 어떤 돌봄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며 “가장 희망 있는 미래는 아동을 위한 사회적 투자에서 시작되며, 이는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현실화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아이들을 누가 보호할까"라는 주제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박경양 이사장은 “반값등록금, 무상급식이 실현되고 있으며 국민소득 2만불, G20정상회의 개최국이라는 품격을 갖춘 나라에서 40만명의 아이들이 방학 중 굶고 있으며 가난한 아동들의 돌봄이 사회적으로 외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UN아동권리협약 비준국으로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생존권과 보호권을 정치권과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날 손숙미 등 한나라당 의원, 백원우 강기정 주승용 최영희 이낙연 박지원 정범구 강창일 등 민주당 의원, 이정희 강기갑 곽정숙 등 민주노동당 의원,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빈곤아동 돌봄문제가 국가의 책임이라는 데 동조하며 운영비 현실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지협은 ▲아동을 차별 및 폭력, 학대하지 않을 것 ▲아동의 인권과 자기결정권 존중할 것 ▲투명한 시설 운영 및 결과 공개할 것 ▲아동에 지원된 모든 것 전용하지 않을 것 ▲아동복지 위한 교육 및 연구활동 적극 참여할 것 ▲지역사회 연대 통해 아동의 문제 해결에 적극 노력할 것 등 윤리강령을 제정, 발표했으며 이를 준수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는 의원 인사말, 센터 아동들의 희망등대 퍼포먼스, 기념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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