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14세 이하) 394명 가운데 269명이 보행 중 사고를 당했고, 이 가운데 80%이상의 사고가 학교나 집 근처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어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스쿨존 안전'높이기에 민·관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본고에서 현재 우리나라 스쿨존 어린이 안전 실태와 정부의 대책,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 현실
스쿨존 내 불법주차 및 과속으로 안전위협

어린이 안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스쿨존 안전'높이기에 민·관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윤명오·김태윤·윤선화)에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초등학교 관리책임자인 교장, 교감을 대상으로 ‘스쿨존 안전운영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

조사대상 1천340개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학생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는 학교장들의 78%가 학교 앞 '불법주차 차량'이 보행하는 어린이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답했다. 

또한 스쿨존 내 보도와 차도가 너무 협소하여 아동의 보행권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한 학교장들도 54%를 차지했다.

스쿨 존에서의 위험요소에 대해서는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촌지역 초등학교 학교장의 57.6%는 과속을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았는데, 이는 농촌지역 초등학교들이 국도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차량속도규제 등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업지역과 아파트지역이 많은 도시지역의 경우 초등학교 학교장의 80% 정도가 불법주차를 꼽아, 학교 앞의 주차단속이 거의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자부 ‘안전지킴이단’ 발족 등 스쿨존 안전 강화
진입로 칼라포장 · 도로표지판 ·반사경 설치

유치원과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에 2007년까지 6척354억원을 투입해 과속방지시설, 방호울타리 등 교통사고 방지시설을 설치한다.

행정자치부는 23일 서울덕수초등학교에서 한국생활안전연합 및 기아자동차 주최로 시민단체, 교수, 방송인등으로 구성된 ‘안전지킴이단’을 발족하고 스쿨존(School Zone)의 안전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3년부터 시행중인 어린이보호구역 3459개소에 2007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각각 3177억원, 총 6354억원을 투입해 진입로 칼라포장, 과속방지지설, 미끄럼 방지시설, 방호 울타리, 보·차도 분리시설, 도로표지판, 반사경 등을 설치키로했다.

행정자치부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되는 특수학교와 보육시설도 안전한 보행환경을 갖출 방침이다.

이날 구성되는 안전지킴이단은 안전한 스쿨존을 위해 슬로우(SLOW)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현지확인을 거쳐 인증증명패를 수여한다.

슬로우(SLOW) 캠페인은 안전한(Safety), 경계가 분명한(Line), 30km 이하 속도를 준수하는(Observance), 우리가 지켜보는(Watch) 스쿨존을 만들어 가는 운동이다.

▷ 넘어야 할 문제 산재
스쿨존 내 시설물 개선사업에만 투자, 실효성 의문 제기

행정자치부의 스쿨존 안전대책에 대해서 한국생활안전연합측은 "행자부는 ‘과속방지시설, 방호울타리, 진입로 칼라포장, 미끄럼 방지시설, 보차도 분리시설, 도로표지판, 반사경 등’ 교통사고 방지시설을 설치한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는 도로포장에만 국한되어 불법주차 등 실제적인 운영상 안전관리 면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연합은 "어린이보호구역내 불법주차를 금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주무책임부서가 행자부임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는 뒷전인 셈"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 "속도규제에 대한 단속은 경찰청에 주무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에서는 속도규제에 미흡한 면이 많다"며 "실제로 스쿨존에서는 30km/h를 넘지 못하도록 도로교통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스쿨존의 경우 서울시내 주요도로 규정속도인 60km/h를 넘어 달리는 차량도 47.5%나 되어 어린이들에게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민 의식 '부족' , 스쿨존 내 안전관리 홍보 중요

스쿨존에 대한 국민 의식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생활안전연합과 기아자동차가 지난 8월 서울 및 지역광역시 시민 3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쿨존 내 규제사항 중 ‘속도규제’와 ‘주정차금지’를 모두 알고 있는 시민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생활안전연합 윤선화 대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6천여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시설개선에만 역점을 두고 주차단속이나 속도규제 등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정비하지 않는 한, 안전시설만의 확충은 자칫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스쿨존 내 안전관리와 홍보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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