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에 대한 우선구매제도 도입을 놓고 보건복지부와 장애계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의 경영안정과 중증장애인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우선구매제도 도입 내용을 담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0월21일 발의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일반노동시장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통합 기반 조성을 위해 장애인 고용 30%(중증장애인 과반수 이상) 사업장을 지정해 시설자금을 지원·융자해 주는 제도로 2002년 도입 이래 2011년 6월말까지 141개가 설립됐으나 경영상 애로 등으로 45개가 취소(31.9%)돼 현재는 96개소만 운영 중에 있다.

법안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의 우선구매계획을 수립하되 공공기관별 총 구매액의 10분의 1 범위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비율 이상의 생산품 구매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상임위에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표준사업장 우선구매제도 도입에 대해 ▲표준사업장은 개인영리업체이므로 인센티브를 주면 개인의 영리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 ▲장애인 고용비율이 과반수 이상을 고용하는 장애인시설보다 낮다는 점 ▲현재의 장애인직업시설의 품목과 겹칠 경우 장애인직업시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 등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표준사업장이 장애인 5000명이나 고용하고 있고, 최소한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하고 있어 장애인에게는 자립과 사회참여의 기회를 주는 소중한 일터”라며 “그러나 표준사업장들은 장애인 고용으로 인한 노동능력 저하로 경쟁력 약화, 생산제품의 경쟁력 약화, 생산물품의 판로개척 미비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장애인을 고용해 임금조차 주기 어려워하는 업체에게 이익을 혼자 가져갈까 염려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영리를 보장해 장애인이 안정된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게 소관부처의 할 일 아닌가”며 “이 법이 폐기돼 제대로 급여를 받는 장애인을 절망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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