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방송고시안 '빛 좋은 개살구'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장애인방송 제작 및 편성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안’이 장애인의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 보장을 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장애인방송 제작 및 편성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안’을 의견수렴과정을 거친 후 오는 12월 중 공포,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번 고시안은 방송법이 지난 5월 장애인의 시청을 돕는 수화.폐쇄자막.화면해설 등 이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또 장애인시청편의서비스 이행에 필요한 기준, 방법 등 방통위 고시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이 공포됨에 따라 장애인방송 대상사업자, 편성비율 및 제공기준과 방법 등을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고시안은 앞서 발표했던 장애인방송가이드라인에 비해 방송법상 사업자 외에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를 적용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중 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행하는 사업자는 제외됐다.

고시안에 따르면 필수지정사업자(당연히 장애인방송 제공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와 고시의무사업자(매년 방통위가 서비스 제공의무 여부를 고시하는 사업자)로 구분하고 필수지정사업자 중 지상파방송사는 자막방송 100%, 화면해설 10%, 수화방송 5%를 기준으로 최종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중앙지상파방송의 경우 2013년까지, 지역지상파는 2015년까지 최종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위성방송의 경우 2016년까지 자막방송 70%, 화면해설방송 7%, 수화방송 4%에 해당하는 장애인방송물을 제작.편성토록 했다.

또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고시의무사업자로 지정된 사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콘텐츠사업자 중 고시의무사업자로 지정된 사업자는 2016년까지 각각 자막방송 70% 화면해설방송 7% 수화방송 4%, 자막방송 70% 화면해설방송 5% 수화방송 3%를 달성해야 한다.

한편 고시안은 장애인방송시청보장위원회를 설치해 장애인방송 제공의무 이행실적 평가, 장애인방송 활성화 등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이번 고시안에 대해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는 지난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장애인 미디어권의 현황과 과제’토론회에서 “수화통역방송 5%, 화면해설방송 10%대로 한정한 것은 장애인 시청자의 시청권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기준 중앙지상파 방송사의 장애인방송 편성률은 자막방송 96%, 수화방송 5.1%, 화면해설방송 6.0%대다.

그는 “장차법에서 시청제공사업자로 명시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행하는 지상파방송사업자를 고시안이 제외한 것은 상위법을 사문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의 주문형 비디오에서 장애인방송 제공과 전자프로그램가이드에서 음성안내 제공에 대해 임의규정으로 둔 것 또한 장애인 시청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김 활동가는 “방송의 디지털화와 방송통신융합이 장애인들에게 기회로 작용하려면 방송과 정보통신 정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장애인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미디어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미흡하다면 디지텰 환경에서 장애인들은 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자별 장애인방송 편성비율 목표치>

사업자 구분		대상 사업자	유예 기간	개시 시점	최종 편성비율 목표 (%)			달성시점
사업자 구분		대상 사업자	유예 기간	개시 시점	자막	화면 해설	수화	달성시점
지상파	필수 지정	중앙 지상파	×	2012	100	10	5	2013 (화면해설: 2014)
지상파	필수 지정	지역 지상파	×	2012	100	10	5	2015
유료방송 (플랫폼)	필수 지정	위성방송 (직사채널대상)	1년	2013	70	7	4	2016
유료방송 (플랫폼)	고시 의무	SO (지역채널대상)	1년	2013	70	7	4	2016
유료방송 (채널사용사업자)	필수 지정	보도․종편 PP	1년	2013	100	10	5	2016
유료방송 (채널사용사업자)	고시 의무	일반 PP	1년	2013	70	5	3	2016

박영신 기자

트윗하기

박영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