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저소득층에 대한 1차적 사회안전망인 4대 사회보험이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부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안명옥은 이 같이 지적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계청의 '가계조사(전국 2003-2004), 소득10분위별'을 바탕으로 소득분위별 소득대비 비소비지출 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저소득계층의 경우 전체 소득의 24.36%를 사회보장부담금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계층의 소득 대비 비소비지출 평균 비율인 12.11%의 2배가 넘는 수치. 최고소득층이 13.48%를 비소비지출로 쓰는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인 것.

안 의원은 "사회보장부담금 지출로 인한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그만큼 줄어들어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개별 가계소득 중 사회보험료 부담을 비롯한 사회적 부담 비중이 극빈층 및 서민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 제도의 소득역진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부담비율 증가율은 2003년도에 비해 최저소득층은 4.07%나 증가한데 반해, 최상위계층은 2003년도 12.04%에서 2004년도 13.48%로 1.44%증가한데 그쳤다. 또한 최고소득층의 사회보장비율 부담률 증가비율은 전체 계층의 평균증가율 0.97%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안 의원은 이와 관련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에 대한 지출 부담이 는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소득을 줄이는 결과로 작용해 최저소득층의 삶을 고달프게 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조세와 사회보장비용이 저소득층과 서민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저소득층을 보호해야 할 사회안전망이 오히려 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부담하는 준조세성격의 사회보장부담금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받는 혜택이 그만큼 증가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혜택의 증가없이 부담만 늘어간다면 사회보장제도가 존속할 수 없다"라고 회의적 소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저소득층들에 대해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사회보험의 부담금 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을 병행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 <사진 최경훈 기자>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도 이 같은 사회보장부담금의 과도한 부담이 오히려 저소득층을 채무자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이 전국 10개 국립대학병원 건강보험환자와 의료급여환자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가나 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부분을 제외한 비급여진료비와 본인부담금을 지불하지 못해 채무자로 전락한 환자가 건강보험환자의 경우 6천403명, 의료급여환자의 경우 1천56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이 현재까지 갚지 못하고 있는 진료비는 건강보험환자의 경우 59억6천327만원이며, 의료급여환자는 21억3천417만원 등 총 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환자 1인당 채무금액으로 환산하면 건강보험환자는 1인당 평균 약 93만원이고, 의료급여환자는 약 136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

환자채무액의 규모별 현황을 살펴보면, 1천만원 이상의 고액채무자가 건강보험 109명, 의료급여 37명으로 총 146명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500∼1천만원 184명, 200∼500만원 465명, 100∼200만원 398명, 50∼100만원 4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특히 50만원 이하의 소댁채무자가 6천32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최근들어 건강보험재정이 흑자로 돌아서고 여유분을 보장성확대에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의료보장에는 미흡한 상태"라며 "건강보험료 인상을 통한 의료보장성확대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비대불제도의 확대시행을 제안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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