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장애인은 노인과 장애인의 문제를 둘다 떠안게 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이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이영미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장애인고용패널 학술대회'에서 "장애노인은 그동안 노인복지나 장애인복지 그 어느 분야에서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장애인정책 결정에서도 젊은 성인이나 아동의 욕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연구나 정책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영미 교수는 "2000년에 이미 전체 장애인 중 6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43%에 달했으며 노령층에서의 장애출현율이 높아지고 잇고 장애인이 노령화되는 경향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미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생리학적 기능저하, 노년기질병 등으로 인해 노인이 돼서 장애를 갖게 된 '노인성 장애인'과 선천적장애나 중도장애 등 비교적 어리거나 젊은 시절부터 장애를 갖고 노년기에 이른 '노령화된 장애인'은 살아온 과정 등 차이로 다른 특성을 보이게 된다.

이영미 교수가 2010 장애인고용패널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장애인 중 노인성장애인 337명, 노령화된 장애인 288명 등 총 625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노인성 장애인들은 시각, 청각, 신체적 장애 등 복합적 장애를 갖고 있었으며 치료와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 사회적 급여 등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려 하는 특성이 보였다.

또한 장애수용에 대한 어려움이 큰 폭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특화된 상담프로그램이나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노령화된 장애인은 가족과의 연락두절이나 독신 등 이유로 장기적인 독거생활을 유지해 온 경우가 많았으며 생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대부분이 시설생활이나  폐쇄적인 생활로 인해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차별경험은 많았지만 장애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애수용과 적응력이 높았다.

이들은 기존의 장애에 노환으로 인한 장애가 추가돼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지속적인 의료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미 교수는 "장애수용이 장애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높은 변수로 나타났다"며 "노령화된 장애인의 경우 장애수용이 잘 될수록 장애차별경험이 적을수록 경제활동을 하는 취업자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노인성 장애인은 장애수용정도가 높을수록 배우자가 있는 경우일수록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할수록 만족도가 높았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그는 "장애노인에 대한 복지정책은 노령화된 장애인과 노인성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가 다름에 따라 차별화되고 특수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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