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상의 '주거가 일정치 않은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보호'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 중 9.2%, 쪽방 거주자 중 8%만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상의 특별보호 혜택을 받고 있다"며 "주거불안계층에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꼬집었다.

기초생활보장상의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보호'는 비닐하우스, 판자촌, 쪽방 등에 거주하는 사람과 노숙인 등 주민등록상의 문제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을 대상으로, 실제거주지 내 1개월 이상 최소 거주조건을 충족하고 수급자 선정기준에 부합할 경우 기초생활보장번호를 부여해 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해 주는 사업을 일컫는다.

고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노숙인 수는 쉼터 거주가 3천497명, 거리 노숙인 969명 등 총 4천466명(2004년 12월 기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잠재 노숙인층인 쪽방 거주자 수는 6천7명.

그러나 2005년 3월 기준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상의 특별보호 혜택을 받고 있는 이는 쉼터 거주자의 경우 전체 쉼터 입소 노숙인의 9.2%인 322명이고, 쪽방 거주자의 경우에는 전체의 8%인 482명에 불과한 것.

고 의원은 이와 같은 특별보호사업에도 불구하고 수급자 비율이 저조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는 1,2인 가구 최저생계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숙인이난 쪽방 거주자들 대부분이 1인 가구임을 감안할 때, 현재 1인 가구 최소생계비는 40만1천원으로, 공공근로사업에만 참여해도 최소 40만원 이상 벌 수 있는 현실에서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노숙인 등을 보호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거리노숙인의 경우 아주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주거수준이 열악한 쪽방이라도 들어가서 1개월 이상 최소거주조건을 채울 때까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상의 어떤 급여도 받을 수 없어, 거리노숙인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이 거의 방치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고 의원은 "거주자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주거가 매우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 노숙인을 보호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모순적"이라며 "노숙인, 쪽방 거주자 등 주거불안정계층에게는 무엇보다 주거지원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초생활보장제도 내의 주거급여를 별도를 분리해 노숙자나 쪽방 거주자등 주거불안정 계층 뿐 아니라 주거비 부담이 과다한 빈곤층을 위해 월세지원, 주택공급정책에의 연계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는 1,2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현실화"를 제안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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