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총선대선에 요구하는 장애계 공약이 현재의 법 준수가 아닌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도현 한께웃는날 편집장은 3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2 총선대선 장애계 공약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에서 "장애인연금 급여액과 관련, '법에서 정한대로' 인상을 요구하는 공약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적 정세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약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 날 2012총선대선장애인공약개발연대는 장애인연금에 대해 법에서 정한대로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시킬 구체적 연차계획과 예산확보 방안 마련을 요구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김도현 편집장은 "장애인연금법은 그 법 자체가 장애인 대중의 요구를 기만하고 묵살한 채 제정됐으며 설상가상으로 그 잘못 만들어진 법마저 위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잘못 만들어진 현재의 법이라도 제대로 준수하라는 것은 현행 이명박 정부에 할 요구일 뿐 새롭게 구성되는 입법행정 권력에 요구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짚었다.

또한 "이러한 공약은 누구라도 지키지 않겠다고 할 이유도 명분도 없기 때문에 후보자를 가려낼 '변별력'을 갖지 못 한다"며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의 경우 25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65세 이상은 최저임금의 4분의 1 이상에서 정하도록 법에 명시토록 하는 등 장애인들의 현실을 고려한 개정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약들은 장애등급제 폐지, 생활시설 폐쇄 등 그간 장애계가 경험한 불합리하고 비인권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와 발달장애인과 여성장애인 등 여전히 극심하게 소외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위한 제도화 요구 등이 총망라됐다.

공약을 살펴보면 ▲보편적 권리에 기반한 개별화된 서비스 지원체계 구축 ▲대통령산하 국가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상설화 ▲발달장애인지원법, 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 ▲장애인관련 서비스 자격기준 적용 시 부양의무 기준 폐지 ▲장애인연금의 현실화를 통한 장애인 소득보장 ▲의료서비스 및 신규일자리 확대 ▲장애계 추천 비례대표의 당선권 내 수용 ▲생활시설의 지역사회로 전환을 위한 대책마련 ▲특수교사, 특별교통수단 등 법정기준 준수 등이다.

우선 연대는 지난 해 장애등급재심사가 전면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장애등급이 1급에서 2급 이하로 하락돼 활동보조서비스 탈락하는가 하면 1,2급에서 3급 이하로 떨어져 장애인연금, 특별교통수단 이용 불가 등 복지서비스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장애등급재심사가 첫 도입된 2007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총 9만3000건에 대한 심사 결과 등급 하향조절된 비율이 36.7%에 달하며 이에 따라 복지서비스 신청 기피현상도 일어나고 있고 심지어 생존권을 위협받는 문제도 심각하다.

의료적 기준만을 절대시한 장애등급은 서비스필요도와는 무관환 행정편의적 구분에 불과하며 획일적 통제시스템으로만 작동하고 있다.

이에 연대는 장애등급에 의한 서비스 자격제한 폐지하고 개별서비스 필요도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 장애인복지서비스 신규 신청자 장애등급 재심사 중단하고 서비스 중단 피해자 구제대책 마련할 것, 개인별 서비스 욕구에 따른 지원체계 구축할 것 등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18대 총선에서 8명의 장애인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는 등 장애인 정치참여가 확대됐지만 진보야당을 제외한 대다수 정당들은 시혜적인 구색맞추기 차원에서 장애인을 공천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정치참여는 아직도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대는 장애계가 추천한 인사를 당선권 내 10% 공천할 것, 정당의 선출임명직의 당직 및 공직에 장애인 10% 이상 할당할 것,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시 10%를 장애인으로 추천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연대는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생활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신규시설 설립금지, 시설폐쇄 5개년 계획 수립, 대규모 시설의 소규모화, 탈시설 전환국 설치, 자립생활정착금(1000만원) 지원 등 통해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생활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 물량 확대, 주거빈곤 장애인의 주거비 지원, 중증장애인 무상임대전세주택 제공 등 안정적인 주거공급과 주거편의 제공을 위한 주거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을 통해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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