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부모연대는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발달장애인법 도입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은 생애주기 전반에서 특수한 지원 필요하다. 별도의 발달장애인법 제정 추진돼야 한다”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국민 여러분의 이웃인 만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위해 관심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인시위, 캠페인, 성명서 발표, 가두행진 등 진행했다.

부모연대 최석윤 서울지부장은 올해 한 해 동안 전국의 장애부모들에게 발달장애인법 제정 필요성을 홍보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연말께부터 본격적인 법안 마련 작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 장애아동복지지원법 등 그간의 법제정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정권에서 의원발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모연대가 제정하고자 하는 발달장애인법에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건강, 의료, 주거, 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 보장 ▲발달장애인 개인의 욕구에 기반한 서비스 판정 및 제공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권익옹호를 위한 공적 기구 설립 ▲당사자의 역량강화 교육 제공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은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비해서도 일상생활, 경제활동 등 삶의 영역 전반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장애인복지제도에서조차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득이 있는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 48.1%, 자폐성장애 19.2%에 불과하며 월 평균 소득액은 각각 15만원, 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장애유형의 소득이 있는 비율은 지체장애 82.8% 시각장애 82.3% 청각장애 86.9%. 월평균 소득액은 지체장애 72만원 시각장애 61만원 청각장애 42만원 등으로 발달장애인과 큰 차이를 밝혀졌다.

특히 혼자 외출이 가능한 자폐성장애인은 48.3%, 지적장애인은 64.2%에 불과해 발달장애인의 과반수 이상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혼자 외출이 어려웠으며 생활시설에 수용된 장애인 중 지적장애인의 비율은 무려 62%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이 일자리를 가지기 위해 직종개발, 직무지도원 배치, 직무조정, 사후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지만 정부는 사업장에 장애인 의무고용률만 규제하고 있을 뿐, 발달장애인에 대한 종합적인 고용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타 장애인에 비해 실업률이 매우 높고, 급여수준은 매우 낮은 발달장애인에게 정부는 한 달 최대 15만원 가량의 연금만 지급하고 있다”며 “활동지원서비스 역시 신체적 장애에 대한 보조서비스일 뿐 발달장애인의 경우 등급판정 시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아 활용도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모연대는 “탈시설-자립생활이 장애인복지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 때 (가칭)발달장애인법 등 별도의 법제정을 통해 발달장애인들도 인간다운 삶과 자립생활을 영위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