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는 장애정도를 나타내는 한 기준일 수는 있지만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현일 미국 IFDD(국제발달장애우협회) 대표는 6일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법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에 대해 이같이 동조했다.

이 날 그는 '미국의 발달장애인 지원체제의 관점에서 본 한국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에 당면한 문제점들'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같은 장애등급이라도 발달장애인 각 개인에 따라 서비스 욕구가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스스로가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 지원받도록 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앞서 장애등급에 연동돼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스템을 개개인의 서비스 욕구에 따라 지원토록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발달장애인의 돌봄 및 교육 등 책임을 가족에게 도맡기는 시스템 또한 속히 사라져야 한다"며 "미국은 부모 뿐 아니라 법정후견인 또한 장애인에 대한 재정적인 책임이 없으며 미국 주정부에서 책정한 기금을 활용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대표는 "생활인 30명이 있건, 200명이 있건 시설에서는 인권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장애인 생활시설 폐지 대신에 30인 이하 소규모화만 추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시설과 아울러 주거, 활동지원, 직업훈련 등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 확립부터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