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의 외모 또는 신체를 장애인의 동의 없이 촬영해 공개한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 행위라고 12일 공표했다.

인권위는 최근 한 자원봉사단체가 장애인복지시설를 방문해 목욕봉사 등을 진행한 후 장애인의 동의 없이 사진촬영을 하고 이를 공개한 사건에 대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정인은 “봉사단체 회원 A씨가 B 장애인시설에서 목욕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을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했고, 시설장은 A씨 외 자원봉사자들의 사진촬영 행위를 방치했다”며 지난 8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장애인 인권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방문자가 거의 없는 개인 블로그에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 차원에서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고 설명했으며 시설장은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매월 목욕, 식사,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 시설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던 터라 사진촬영을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는 가족ㆍ가정 및 복지시설 등의 구성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의 의사에 반하여 장애인의 외모 또는 신체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인권위는 A씨가 진정이 제기된 후 블로그를 즉시 폐쇄조치하고 자신의 행위가 장애인 인권침해라는 점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 점, A 시설장이 장애인복지시설 책임자로서 자원봉사자들의 장애인 사진촬영 행위를 방치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향후 유사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약속한 점 등을 감안해 별도의 구제조치 없이 기각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연말을 맞아 자원봉사단체, 정치인 등의 자원봉사 활동 시 이같은 차별행위가 반복될 수 있어 이를 명백히 공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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