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노인계에서 축제의 달과 같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기념하여 노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축제와 행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9월 말과 10월 초, 이맘때가 되면 각 복지관과 지자체에서 노인의 날 기념행사를 펼친다는 보도자료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노인계에서는 '더도덜도말고 10월말만 같아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저출산·고령사회의 도래에 따라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28일 정부의 발표안에 따르면 고령사회 도래에 대비하기 위하여 치매노인그룹홈 설치(155억원) 및 소규모다기능 노인시설을 확충(126억원)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치매와 중풍 등 질환을 앓는 노인들에게 간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수발보장제가 2008년 8월부터 본격 실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적 관심 이면에는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이 존재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노인자살 관련기사와 학대받는 노인에 대한 소식들. 비단 매스컴에서 비춰지는 일만이 아니다. 핵가족화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이런 현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식들에 의한 노인학대도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한 노인복지관 시설보호노인들 중에는 거의 대부분이 독거노인으로 홀로생활하고 있으며, 자식이 있어도 몇 년째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한다.

노인들의 일자리, 여가문화도 심각하다. 종묘공원에 가본 적이 있는가? 일일 3천여명이 넘는 노인들이 이곳을 이용하지만, 이곳도 적적함과 외로움, 굶주림을 해결해주기 위해 무료급식, 자체적인(?) 문화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다.

몸은 건강하지만 갈곳도 할일도 없어서 무료하게 보내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거노인, 치매노인, 중풍노인, 노인자살, 노인학대, 저소득층 노인, 노인여가문화, 노인일자리, 노인의 성(性) 등 산재한 문제들이 많다.

갈길이 멀다. 물론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노인들에게 중요한건 10월에 집중된(?) 노인 관련 행사가 아닌 노인에 대한 꾸준하고 지극한 관심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누구나 노인이 된다. 어수갑 씨의 책 '베를린에서 18년 동안 부치지 못한 편지'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소외된 노인들의 외로운 마음에 시원한 정자나무 그늘을 만들어드리는 것이 '미래 노인'인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고 마음을 열어 10월 한달 만의 반짝 관심이 아닌,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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