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선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초노령연금 개선을 위한 18대 국회의 역할’ 토론회에서 “기초노령연금 개혁을 위해 구성된 국회 연금제도개선특위 활동이 특별한 진전 없이 올해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국회 연금제도개선특위는 기초노령연금액 인상과 대상자 범위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월 구성됐다.

주 교수는 “2007년 제정된 기초노령연금법은 국회 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연금지급액 상향조정 시기, 방법, 소요재원 대책 등을 논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특위는 2011년에 와서야 구성됐으며, 그나마 8월 이후에는 단 한 번도 회의가 소집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첨예한 제도개선 논쟁에 개입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의회의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회는 기초노령연금 개선문제 관련해 의회 본연의 기능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은선 교수는 “기초노령연금제도가 국민연금 삭감과 함께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초노령연금은 보편적 노령수당제도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는 시행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 교수는 문제점으로 ▲실질적인 소득보장 기능을 하기에는 급여수준이 너무 낮고 ▲재원 중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조달하도록 함으로써 재원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야기되고 있으며 ▲소득이 높아질수록 연금급여액이 감액돼 낮은 수준의 급여마저 완전히 못 받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보편적 노후소득보장제도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한국의 노인빈곤 문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상대빈곤율률(중위소득 50%이하)이 45%로 OECD 평균 13.3%의 세 배에 달하고 있고, 절대빈곤율 역시 37.1%에 달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낮은 가입률과 수급률 등 국민연금제도의 미비함으로 노인빈곤 예방 기능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납부 예외자와 미납자를 제외하면 국민연금 실질가입률은 20~64세 전체인구의 40%, 수급률 또한 2010년 26.7%, 국민연금제도가 충분히 성숙된 2030년에도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노인빈곤율이 4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이 사실상 유효한 대응책이 되지 못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적절한 수준의 공적 노후소득보장을 위해서는 부가가치세 인상 등 다양한 재원방안이 모색돼야 하며, 재원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조세 기반 기초노령연금의 역할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선별적 기초노령연금제 도입 방안에 대해서 “선별적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의 기반을 침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을 공공부조 형태(선별적)로 재편할 경우 재원을 집중해 노인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급여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나 기여연금인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기여인 기초노령연금 급여액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기초노령연금의 확충은 ‘하면 좋을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노인빈곤이라는 사회적 대처가 절실히 필요한 문제에 대해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문제이다”고 역설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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