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일자리 제공하고 인적투자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지국가 실현의 구체적 전략으로 소득보장에서의 사각지대를 좁히고 광범위한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중산층을 포함하는 다양한 사회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빈곤문제 및 양극화해결을 위한 복지정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에 따라 보편적으로 확대하고 근로정책과 연계,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강화시키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우선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공공부조가 광범위한 사각지대와 자립유인이 미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를 통해 수급조건을 완화하고 빈곤탈출효과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근로유인정책으로 연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부조에 포함된 하위소득자 10%와 사회보험에 포괄된 상위소득자 50~60%를 제외하곤 광범위한 저소득층이 소득보장의 사각지대에 남아있어 공공부조의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이들에 대한 소득보장혜택을 확대, 보편화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험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상 근로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돼야 하며 특히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기여금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비정규직 근로자 등을 포함하기 위해 일반조세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춘 것은 노후소득보장 기능 약화를 초래하므로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하며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 노인(중위소득의 50%이하)으로 대상을 한정해 국민연금과의 역할 분담을 꾀하고 급여수준을 올려 소득보장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의 기초연금화하는 것이 좋다.   

사회서비스영역은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취약요보호계층에 대한 잔여적이고 선별적인 서비스를 벗어나 중산층이 직면하고 있는 보육, 노후, 문화 등 다양하고 보편적인 영역으로 확대돼야 한다.

특히 아동보육서비스 보편화와 아동빈곤대책은 미래를 위한 투자의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한편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 근로장려세제의 대상과 보장 수준을 확대하고 단순저임금 일자리 대신 ‘좋은 일자리’제공과 이를 획득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통해 일을 해도 빈곤에 놓이는 상태를 막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며 지속적으로 부가 편중되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부유한 계층에 편중되지 않는 양질의 교육을 통해 영유아기부터 노인세대까지 누구나 자립과 질적인 삶, 계층이동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복지재원

2009년 GDP의 8%대인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2030년에는 14%로 2050년에는 20%로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고령인구 연금지출과 의료비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고령화 뿐 아니라 양극화 대응 및 사회보장의 사각지대 해소 등에 미흡한 복지제도를 확충하려면 더 많은 재원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복지재정 부족의 주된 원인은 복지지출이 과도한 데 있기 보다 우리의 복지재원이 과소한 데 있다.

우리나라 정부예산 중 복지비 지출은 2005년 24.5%에서 2010년 28%까지 늘어났으나 OECD국가 평균 수준인 40~50%에 비해선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조세와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우리나라 국민부담율은 2009년 현재 GDP 대비 26,5%로서 37%가 넘는 OECD 평균치와 비교해 11%p나 낮다.

복지재원 확대를 위해 소비세 누진성 강화, 사회복지세 신설, 건강위해식품 및 사행산업 관련 과세 강화, 복지전달체계 개혁에 따른 재정효율성 증진, 민간 자원의 동원 등이 방안으로 모색되고 있다. 

한편 복지재정의 확대가 성장을 저해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복지 자체도 성장과 선순환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사회투자적인 복지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복지지출 확대가 유효수효를 창출하는 등 경제성장에 효과적이며 고용창출기제로서도 작동할 수 있다. 복지비 지출의 최종수요처가 국민들의 일상적 생활에 필요한 소비재 상품들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고 노동력의 질과 공급량을 늘리는 등 경제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재분배 기능이 강한 사회보험 확대는 불평등완화 기제로도 작동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보편적이고 사회투자적인 노동·교육 등 정책을 통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만 하다. 

복지국가로의 이행, 지속가능한 사회 위한 첫 걸음

사회역학 분야 선구자인 리처드 윌킨슨은 ‘다윈의 대답’시리즈를 통해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가장 평등한 나라이지 가장 부유한 나라는 아니다”고 강조했으며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인류는 이제 ‘호모 심비우스’ 즉 ‘더불어 사는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평등과 소득격차가 크면 스트레스와 불안감,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불신감 등이 작용해 사회 전체의 죽음을 앞당긴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공존공생이야말로 장수의 원동력임을 확인시킨다.

이제 ‘부자’들만 살아남는 사회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 노동자계층, 노인, 여성, 장애인 등 전체 국민이 인간으로서 가치를 존중받고 삶의 질을 보장 받는 사회로 전환해야 할 때다.

국가차원에서 운영의 철학과 체제를 사회투자적인 복지국가로 바꿔고 모든 제도와 정책들이 이에 부응하도록 개편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다가올 선거정국에서 표심잡기를 위한 선심성 공약에 현혹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설계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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