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의한 노인학대가 하루 16건씩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노인 가운데 매월 2명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29일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 “16개 시·도의 노인학대 예방신고센터에 올 1∼6월 접수된 신고는 모두 1131건으로 하루 평균 16건이 발생했다”며 “피해노인 중 방임이나 신체적 학대로 사망한 경우가 12명에 달해 한달 평균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노인의 관계는 97%가 친족이었고, 가해자는 아들이 58%, 며느리20%, 딸 12%, 배우자 5.7%,손자 손녀 1.6%로 조사됐다.

발생 장소는 대부분이 가정 내(95.3%)에서 일어났고, 피해노인 중 35%는 매일 학대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대 유형으로는 주로 비난 모욕 협박 등 언어·정서적 학대가 39.6%로 가장 많았고, 부양의무를 거부하는 방임형 학대 24%,폭행 감금 등 신체적 학대 19.7%,경제적 학대 13.3% 등이었으며, 노인을 버리는 경우(0.5%)까지 있었다.

학대행위는 64%가 중산층과 고소득층 가정에서 발생해 저소득층(36%)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지난 3월 아들과 며느리가 넥타이로 목을 조르고 집 밖으로 내쫓는 등의 신체·경제적 폭력을 가해 77세 노인이 숨졌고, 같은 달 68세 할머니는 며느리에게 구타당한 뒤 방치됐다가 숨졌다. 또 83세 노인이 근처에 아들이 살고 있었음에도 월세를 내지 못해 한겨울에 냉방에서 병으로 숨졌다. 

노인학대 행위자에 대한 조치사항을 보면 '만나지 못함' 49.1%, '상담' 37.4%, '타기관 의뢰' 6.1%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노인학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도와 준 것은 상담 37.4%가 고작인 것이다.  피해노인과 학대행위자에 대한 사후관리 및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명옥 의원은 “핵가족화, 평균수명의 연장과 인구고령화로 노인학대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97세 부모를 방임·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67세 노인의 경우와 같이, 고령화사회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이제는 노인자녀가 노인부모를 학대하는 사건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변화된 상황에 맞게 발상의 전환을 하여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우리 민족의 고유가치인 경로효친 정신을 되찾기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정부도 노인문제 연구조사 및 보호프로그램 개발, 지방노인학대예방센터 사례분석 및 조정, 전국노인학대예방센터 노인학대 상담통계 및 사례관리, 상담원과 신고의무자 등에 대한 교육 및 연수프로그램 개발, 노인학대 관련 홍보·캠페인 전개 등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설치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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