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HECK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장 가정의학과전문의 김명웅

내 몸 경영은 40세 이후 펼쳐질 세 가지 길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된다.

한국인에게는 세 가지 건강의 길이 있다. 누구도 이 길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첫째, 조기사망의길, 둘째, 죽겠다 죽겠다의 길, 그리고 99팔팔23사의 길이 그곳이다.

첫 번째, 조기사망의 길은 말 그대로 일찍 죽는 것이다. 자기 수명을 살지 못하고 남보다 빨리 죽는 것이다. 암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

40대 부터는 암이 사망의 제1원인이 된다. 2,3위는 뇌혈관질환, 간질환이다.

두 번째, 죽겠다 죽겠다의 길. 젊은 시절 내 몸은 묵묵히 나를 돕는다.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고마운 몸을 아끼지 않는다. 무시당하던 몸이 반격하는 시점이 40대 후반이다. 그 후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남은 인생을 병원을 들락거리며 고통 속에 살게 된다. 여러 질환들에 시달리다. 보면 죽겠다 죽겠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통계상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일 많으며 또 급증하고 있다.

세 번째, 99팔팔 23사의 길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주만에 죽는다.99팔팔 23사는 현대인 로망이다.

예방의학이 발달한 서구나 가까운 일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생의 성공자들이다. 끊임없는 내 몸 경영으로만 달성 가능한 소수자의 선택이지만, 동시에 첨단 예방의학의 도움으로 이미 매뉴얼이 완성되어가는 실현가능한 길이기도 하다.

내 몸 경영, 방해자를 알면 절반은 성공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99팔팔 23사 하지 못할까? 이유는 알지 못하고, 알더라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인이 자신이 불건강해지는 원인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알더라도 진실을 회피한다.

내 몸 경영을 막는 원인은 크게 그릇된 내 몸 관점과 나쁜 내 몸 환경으로 나뉜다. 특히 현대인들의 일상은 내 몸을 파괴하는 요소로 채워져 있고 많은 사람이 오히려 이를 내 몸을 이롭게 하는 요소로 오인하고 있다. 내 몸 경영의 방해꾼들을 간파하면 99팔팔23사의 길 역시 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릇된 내 몸 관점

우리는 지금 내 몸의 진정한 요구를 경청하는 배려심이 부족하다. 개인이 겪는 내 몸 위기는 근본적으로 이런 내 몸 무시에서 비롯된다.

내 몸은 만년 하인의 처지다. 건강할 때는 무관심의 대상, 아플 때는 빨리 고쳐 생업을 돕는 수단으로 치부되는 것이 위험한 내 몸 관점이다. 가령 우리는 술을 마시고 후회를 할 때도 지출이나 업무에 줄 지장만 생각하지, 내 몸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은 느끼지 못한다.

현대인의 내 몸은 내성을 잃고 있다. 일명 난초병은 변화와 힘듦을 꺼리고 몸쓰기를 피하는 정신적, 육체적병이다. 난초병은 일상에서 내 몸의 영역을 축소시킨다. 대응력을 잃은 내 몸은 작은 변화에도 힘들어하고 못견뎌하는 나약한 몸이 되고 만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 약에 의존하거나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 등의 잘못된 건강 믿음이 뿌리 깊이 우리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

내 몸을 해치는 문명의 독들

우리에게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에 대한 보상심리와 보약 문화가 뒤섞인 먹기 강박관념이 발견된다.

높아지는 스트레스에 비등해 만족을 얻는 중독 상품과 문화는 확산된다. 술, 담배, 도박, 인터넷 같은 오래된 중독현상에서부터 쇼핑, 관계, 핸드폰, 탄수화물과 같은 새로운 중독현상들까지 사회 전반에 중독이 범람하고 있다. 무분별한 문명의 이기 이용 역시 문제다. 그 중 자동차 의존도는 심각하다. 탈 것의 증가와 높은 의존도는 필연적으로 퇴화된 다리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현대의 일터는 대개 앉아서 일하도록 설계 되어 있다. 이렇게 다리와 척추의 퇴화를 부르는 환경이 우리 주변을 지배하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는 아드레날린 과잉 사회를 지탱하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의료 현실에서는 심각한 문제점을 낳는 정신적인 지체현상이다.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수면제, 소화제, 변비약을 상용한다. 당연히 대중약물 남용은 내 몸에 살아있는 자연 대처 능력을 고갈시킨다.

평균수명에서 건강수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라

질병 공부는 내 몸에 나타난 잎사귀 현상에 연연하는 일희일비 공부이다. 질병공부는 민감한 몸을 만들고 쓸데없는 걱정으로 마음을 혹사시킨다. 올바른 분석과 처방보다는 병에 대한 복습과 암기에 집중한다.

결과 중심의 질병 공부는 몸을 민감하게 만들고 증세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건강공부는 잎사귀 증상으로 나타난 병의 원인을 파악해 그 줄기와 뿌리가 되는 삶의 환경과 생활 방식을 제어하는 전체적인 노력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고혈압이 생겼다면 약을 성실히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혈압이 발생된 여러 환경과 원인 , 즉 비만, 운동부족, 흡연, 혈압을 올리는 예민성 등을 개선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다.

내 몸 경영 아주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내 몸 경영은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좋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십대 후반부터 내 몸 경영은 가능하다. 착실한 내 몸 경영자는 이십대와 삼십대에 준비해서 40십대에 경영하고 50~60대에 빛을 본 뒤 그 성과를 평생 이어간다.

앞서 밝힌 세 가지 길은 45세 때부터 윤곽이 뚜렷하지만, 그 씨앗은 이미 20년 전에 뿌려진 것이고, 그 운명은 십년 전부터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사십대 후반에 찾아온 질병이 있다면 그 뿌리는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 몸 경영에서 적기란 없다. 내 몸은 선택사항이나 여러 개의 고려 대상중 하나가 아닌 까닭이다. 따라서 건강인 당사자에게 시작하는 그 순간이 최선의 시점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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