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외국 여성의 목욕탕 입장을 거부한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부산의 한 사우나가 사업장 인근의 외국인 여성 성매매에 대한 주민들의 좋지 않은 인식을 의식해 우스베키스탄 출신 여성의 목욕장 이용을 거부한 사건에 대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인종차별로 판단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해당 사업장 대표에게 향후 인종 등을 이유로 목욕장 시설 이용을 거부하지 말 것을 권고했으며 부산광역시장 및 해당 구청장에게 외국인 및 귀화외국인이 목욕장 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출입제한 등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피해자 A(30)씨는 “지난 해 9월 사우나를 이용하려 했으나 사우나에서는 진정인의 외모가 외국인이고 에이즈를 옮길지 모른다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했다”며 2011년 10월 12일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를 통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사우나 대표는 사우나 주위에 외국인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고 있어 외국인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고 외국인을 손님으로 받을 경우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있어 개업 시부터 외국인의 사우나 출입을 금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사우나 대표가 영업이익을 추구하는 목욕장 시설 운영자로서 고객의 선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고객의 선호가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강조했다.

또한 에이즈는 혈액, 성접촉, 모유 등 체액을 통해 감염되고 목욕장 시설을 같이 이용한다고 해서 전파되는 것이 아님에도 에이즈 감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외국인의 공중목욕장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인종 등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업시설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은 체약국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폐지할 의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인권위는 "2011년 외국인 인구가 130만여명으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각 지자체도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내·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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